김형근의 科技누설(19)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곳은 단연코 이스라엘이다.

새로운 혁신적인 방역 대책은 늘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세계 최대 과학기술 강국인 미국을 제치고 방역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벤치마킹이 될 수 있을까?

1차 접종에서 2차 접종을, 그리고 3차 접종과 4차 접종의 소위 부스터 샷을 주장해 이를 승인한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로 선구적인 모델링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가 이스라엘의 이러한 벤치마킹에 주목하는 이유도 그렇다. 물론 이러한 모험이 실패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과감한 선택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코로나19 감염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최고 의학 고문은 이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견지해왔다. 적어도 마스크 착용을 잘 하고 백신 접종만 잘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유행병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오미크론 변종 확산과 관련 백신 개발업체인 화이자와 머크와 같은 세계 대형 제약사들과 달리 특별한 백신 없이도 기존의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고 주장해 ‘껄끄러운 반대자’로 기피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그러면 그동안 2년이 넘게 지구촌을 폐허로 만들어온 코로나19는 언제 진정이 될까? 우리의 관심은 종식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때가 과연 언제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파우치 박사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1월 말 정점” 설이다. 다시 말해서 오미크론 변종이 지배적인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월 중에 최고치에 이른 다음에 그 기세가 꺾여 진정이 된다는 것이다.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지난해 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며 1월 말이면 그 기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력 받고 있는 파우치 박사의 “1월 말 정점”설

이러한 ‘1월말 정점’설은 파우치 소장에게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내 오미크론 변종이 1월 말 정도면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 워싱턴 대학 연구진도 지난 주 자체 모델링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파우치 박사의 ‘1월말 정점’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오미크론 변종 유행을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근 확산세가 정점에서 꺾여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전망을 앞다퉈 수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정점이 아니라 더 계속된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NYT)는 더 한발 앞서 나갔다. 그동안 전염병 관련 여러 연구기관의 자료들을 종합한 결과 1월 중순 이전에 정점을 통과해 그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그 정점을 9일 정도로 보고 있다.

NYT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 것은 콜롬비아 대학 연구원들이다. 이 대학 연구팀은 9일 신규 감염자 수가 최고치인 250만건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그 이후 오미크론 변종 감염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낙관했다.

이는 이에 앞서 1월 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전망을 훨씬 앞당기는 주장이다. NYT 보도 이전만 해도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시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의 지적에 방점을 찍었다.

250만건을 최고치로 찍고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9일쯤 감염 확산세가 가파른 뉴욕시에서 이르면 이달 첫 주에 오미크론 변종 확산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머리 대학 전염병 연구팀도 인구가 밀집한 도시 등에서 오미크론 변종 확산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돼 바이러스가 더 감염시킬 인간을 찾지 못하게 되면 확산세가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숙주인 인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면 유행이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의 이동을 줄이면 숙주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월 중 정점에 이른 다음 그 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1월 말 정점'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 Chicago University]

이스라엘, 오미크론 급증 환영하는 분위기

이러한 “정점”설에 탄력을 더해 주는 곳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자국에서 오미크론 변종 감염자수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 속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감염 케이스가 최고조로 달하면 정점을 찍은 후 그 기세가 줄어들어 진정 국면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코로나19 모범 방역 국가로 높이 평가를 받을 것이다.

오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1월 중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이 폭발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오미크론 빠른 확산은 집단면역 코로나 종식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고 이스라엘 보건장관이 밝혔다.

오미크론 변종의 빠른 확산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종 확산은 집단면역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히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큰 희생이 따를 수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쉬 장관은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소인 바이츠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자료를 인용해 이달 안에 누적 감염자가 200만∼4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제 우리는 이스라엘을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1월 말 정점”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어쨌든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우리의 기대가 1월 중에는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과감한 벤치마킹과 “1월 말 정점”설이 맞아떨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영험한 호랑이가 그 큰 힘으로 대역병을 이 지구촌에서 물리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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