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科技누설(22)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연일 최고 기록의 감염자 수를 양산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이 정점을 찍을 때는 언제일까? 그 때는 바로 지난 2년동안 우리의 삶을 약탈해 간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는 날이다.

우선 많은 전문가들이 1월 중에 정점이 올 것이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주장들은 좋은 소식이다. 백악관 최고 의료 담당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예측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의 ‘1월말 정점’설은 희망적이다. 

파우치 박사는 1월말 정도에 이르면 미국 내 오미크론 변종 감염자 수가 피크를 이룬 다음에 그 기세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며 1월 말이면 그 기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1월말 정점’설은 파우치 소장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내 오미크론 변종이 1월 말 정도면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이 피크가 지나면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것은 아니지만 델타 변종은 물론 기존의 대유행도 물러가 지구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종 처음 보고된 남아공 이미 그 기세 꺾여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아프리카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1월 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 변종이 처음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지만 불과 한달도 못돼서 그 정점을 찍고 그 기세가 꺾여 그 감염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파우치 박사의 예측도 바로 이러한 근거에서 출발한다. 또한 감염병의 역학적 차원에서 한 바이러스가 계속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 그 에너지가 소모돼 힘이 수그러들어 물러날 때가 됐다는 예상이다.

성격상 오미크론 변종의 확산에 대해 늘 경계와 경고를 제시하고 있고 섣불리 말을 하기가 어려운 입장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많이 풍기고 있다.

예를 들어, 오미크론 변종의 쓰나미가 코로나19 대유행의 "급속 단계"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와 영원히 함께 남아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덜 야기하면서 전세계 전염병 지형의 지속적인 일부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예측들이다.

비록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이 매일 새로운 감염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새로운 오미크론 변종의 출현과 폭발적인 확산은 전화위복리 될지도 모른다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내용이다.

심지어 백신 접종을 받은 많은 사람들, 또 이전에 감염됐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감염이 발생하고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입원율과 사망률은 델타의 경우보다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위험성은 과거의 변종보다 훨씬 약하다.

감염자 수 늘고 있지만 사망자 수 계속 줄어

더구나 남아공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종을 동력으로 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물결은 이미 지나갔고, 따라서 입원율과 사망자 수도 훨씬 낮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뉴욕 타임즈(NYT)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전염병 관련 여러 연구기관의 자료들을 종합한 결과 1월 중순 이전에 정점을 통과해 그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NYT는 그 정점을 9일 정도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따지자면 10일로 다음주 월요일이다. NYT가 언급한 콜롬비아 대학 연구진은 신규 감염자 수가 최고치인 250만건을 찍고 그 이후에는 오미크론 변종 감염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월 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파우치 박사의 예측을 훨씬 앞당기는 전망이다.

NYT 보도 이전만 해도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시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의 지적에 방점을 찍었다.

오미크론 변종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곧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도 함께 하고 있다. [사진= Boston University]

이에 앞서 백악관의 의학 고문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파우치 소장은 지난해 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며 1월 말이면 그 기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오미크론 변종 유행을 겪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근 확산세가 정점에서 꺾여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전망을 앞다퉈 수정하고 있다.

풍토병으로 전환 단계… 일상 생활로의 복귀는 기대해도 좋을 듯

250만건을 최고치로 찍고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9일쯤 감염 확산세가 가파른 뉴욕시에서 이르면 이달 첫 주에 오미크론 변종 확산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머리 대학 전염병 연구팀도 인구가 밀집한 도시 등에서 오미크론 변종 확산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돼 바이러스가 더 감염시킬 인간을 찾지 못하게 되면 확산세가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숙주인 인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되면 유행이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계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의 이동을 줄이면 숙주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백신접종에 따른 서서히 형성되는 집단면역도 그들의 기세를 꺾을 것이다. 

또 우려는 있다. 그 기세가 꺾이더라도 우리와 오래 같이 할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독감이나 종종 나타나는 홍역과 같은 질병으로 말이다.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스티븐 키슬러(Stephen Kissler)는 "독감이 풍토병인 것처럼 코로나19도 곧 풍토병인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는 2년 동안 8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을 죽인 반면, 독감은 일반적으로 연간 1만2000명에서 5만2000명 사이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가 얼마나 계속되는 코로나19에 따른 질병과 사망을 정확히 얼마나 견딜지는 과학적 문제가 아니라 대체로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론을 내리자. 어쨌든 적어도 설을 전후해 오미크론 변종은 우리에게 새로운 ‘결판’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 기세는 꺾일지 몰라도 새로운 영원한 숙제를 안겨주고 말이다.

그러나 일단 일상생활로의 복귀에 대한 희망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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