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회삿돈 1천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45) 씨를 5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 2022.1.6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는 횡령액 1980억원을 전부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검거된 이씨가 지난 6일 서울 강서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임플란트의 회삿돈 1980억원을 빼돌렸다 구속된 재무팀장 이모(45) 씨가 횡령액 전부를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8회에 걸쳐 총 1980억원을 빼돌렸으며 이를 주식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430억원어치의 동진쎄미켐 주식 392만주를 사들이기 전에도 횡령액 550억원 대부분을 주식을 매입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작년 3월께 횡령한 100억원은 이씨가 회사 계좌에 돌려놓았던 점을 미뤄 횡령 초기에는 이씨가 주식으로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규모를 늘려가며 회삿돈을 빼돌렸던 이씨는 10월 전까지 회삿돈 450억원을 빼돌려 주식에 넣었지만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누적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작년 10월 1430억원을 한꺼번에 횡령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1430억원을 투자해 매입한 동진쎄미켐 주식은 매입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결국 횡령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씨는 주식을 매도해 금괴,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데 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씨는 작년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동진쎄미켐 주식 260만여주(837억원어치)를 팔았고, 같은 달 18일부터 28일까지 680억원어치인 금괴 1kg짜리 851개를 사들였다.

이외에도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의 주식계좌에서 본인과 아내 등의 계좌로 100억여원을 분산 송금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회수 불가능한 횡령액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같은 이씨의 행적에 이씨의 주장처럼 윗선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회삿돈을 횡령한 쪽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아내·처제 등 가족과 재무팀 직원들의 범행 공모 여부는 검찰 송치 전까지 사실관계를 계속 파악할 방침이다.

특히 이씨 검거 과정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중에는 가족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휴대전화를 분석할 예정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12월 31일 고소장 제출 당시에는 피해액을 1430억원으로 적어냈지만, 이후 이씨의 550억원 횡령 내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이달 초 경찰에 피해액을 추가 접수했다.

한편 범행에 이 회사 최규옥 회장 등 윗선 개입이 의심된다는 보도와 관련 오스템임플란트 측과 이씨 측 법률 대리인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스템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 측은 지난 7일 이씨 측 법무법인 YK의 박모 변호사에게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내용의 기사 관련 해명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YK의 변호인은 9일 “방송사 기자에게 이 사건 보도 내용에 대해 설명한 사실이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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