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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2-01-27 17:38 (목)
방사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방사선의 비파괴검사
방사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방사선의 비파괴검사
  • 김형근 기자
  • 승인 2022.01.1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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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동위원소의 DNA를 찾아서(16)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사고 현장에 여고생들의 가방이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한 가방에서 나온, 부치지 못한 편지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아버지에게 보낼 편지였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참사,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38분 서울 성수동과 압구정동을 연결하던 성수대교가 무너져 내렸다. 이른 아침시각이라 출근하고 등교하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큰 부상을 입었다. 그야말로 출근길 날벼락이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인해 승용차 5대와 버스 1대가 한강으로 추락했다. 32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 가운데는 버스를 탔던 무학여자중고등학교 학생 9명이 포함돼 있었다.

졸지의 사고로 꿈 많은 여학생들이, 그리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던 우리 주위의 사람들이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더구나 몇 년 후, 당시의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슬픔을 못 이기고 자살한 사건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최신 공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성수대교는 불과 15년 만에 처참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조사결과 직접적인 사고원인은 부실공사에 있었다. 당초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되었으며 결정적인 하자는 용접불량으로 확인되었다. 강재 볼트와 연결핀 등도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성수대교 사고에 대한 기억이 채가시기 전인 다음해 1995년에는 서초동에 있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는 8·15광복 이후 가장 큰 인적 재해로 기록되었다.

지상 5층, 지하 4층, 그리고 옥상의 부대시설로 이루어진 삼풍백화점은 1989년 말에 완공하였으나 설계·시공·유지관리의 잘못에 기인된 참사였다. 성수대교와 함께 부실건축물로 인하여 다시 한 번 국내외적인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했다.

방사선은 그 투과력을 이용해 그 안에 흠이 있는지 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기 점검에 비파괴 장비는 필수다. [사진=wikipedia]

방사선의 투과력을 이용한 비파괴검사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다리였고, 완벽한 건물이었다. 사전에 피할 수 없던 사고들이었을까? 다리 속을, 건물 속을 훤히 꿰뚫어보고 사전에 보수작업을 했더라면 처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방사선이 바로 그러한 소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나오는 방사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선 엄청난 에너지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이는 거대한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핵분열 원자로의 기본적인 과정이다. 2차 대전을 종식시킨 원자폭탄의 원리도 에너지에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물질을 투과하는 성질이다. 그래서 방사선은 금속판을 비롯해 종이, 용기(impact can), 예를 들어 알루미늄 캔 등의 두께를 획일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두께에 따라 물질을 통과한 방사선의 강도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용어로는 “감쇠(減衰 attenuation)”라고 부른다. 말뜻 그대로 파동이나 입자가 물질을 통과할 때 일부가 흡수되거나 산란되면서 에너지 또는 입자의 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의료영상에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치과의사는 충치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X선을 이용한다. X선은 잇몸을 관통하여 필름에 노출된다. 치아는 밀도가 커서 X선이 거의 통과하지 못해 까만 색을 띠게 된다. 만약 충치가 있다면 약간의 X선이 통과해서 회색을 갖게 된다.

공항에서 출입국 절차과정에서 물건을 확인하는 것도 바로 이런 원리다. 공항직원들은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가방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호주머니를 검사하지 않는다. 검색대의 X선 장치가 그 일을 대신한다. 이처럼 방사선의 투과성질을 이용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원리는 같지만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물체의 내부에 결함이 있는지 여부를 알려고 할 때 그것을 깨뜨리지 않고도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그 결함을 체크할 수가 있다. 결함여부를 알려고 하는 물체에 방사선을 통과시키고 통과된 방사선을 사진필름으로 감광하면 필름에 물체의 결함이 나타난다.

안전이 중요한 항공기 검사에 필수적

이를 비파괴검사(NDT: non-destructive testing 또는 NDI: non-destructive inspection라고도 함)라고 한다. 예를 들어 공업제품 내부의 기공(氣孔)이나 균열 등의 결함, 용접부의 내부 결함 등을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외부에서 검사할 수가 있다.

물론 파괴해서 조사하면 결함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러한 파괴검사는 비용이 많이 들어 모든 제품을 조사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우리가 신체검사나 진찰을 받을 때 X선을 찍는 것과 같이 공장에서 큰 기계를 조립하거나, 또는 건축공사 철판이나 배관, 때로는 오래된 문화재의 내부에 금이 갔는지를 알아 볼 때 이러한 비파괴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교량이나 건물도 마찬 가지다.

항공기는 이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현대생활에서 기차로 대륙을 횡단하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데 필요한 시간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 되었다. 물론 넉넉한 시간을 갖고 여유로운 여행을 한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사고가 간혹 일어나긴 하지만 마일 당 사고율을 보면 항공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일어났다면 치명적이다. 항공기에서 비파괴검사는 절대적이다. 항공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날개다. 폭풍이나 다른 자연현상들이 비행기 날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항공기의 중요한 용접부분은 방사선 사진으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예를 들어 감마선은 날개를 몸체에 붙이는 용접부분 같은 결정적인 곳을 검사하는데 사용된다. 이 검사에 널리 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칼리포르늄(Cf)-252)다.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에서 만들어지는 이 인공 동위원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항공기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금속재료에 잘 작동한다. 그리고 중성자는 복합재료 기술을 사용하는 군용기에 종종 쓰인다.

중요한 운송수당인 철로의 안전 검사는 대부분 비파괴검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여건에 따라 다양한 방사선 응용이 가능해

방사선 비파괴검사에는 주로 X선과 감마선이 사용된다. X선은 옛날부터 이용돼 왔다. 그러나 투과력이 아주 강한 감마선이나 여러 가지 방사선 발생장치를 이용하면 너무 두꺼워서 이제까지 X선으로 검사하기 어려웠던 것에 대해서도 가능하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비파괴검사에는 이리듐(Ir)-192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이용하기도 한다. X선에 비해 훨씬 간편하다. X선 발생장치는 검사현장 사정에 따라 장비를 운반해 들어갈 수 없거나, 또는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설치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이에 비하면 동위원소 이리듐-162와 코발트(Co)-60 등은 전원이 없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또 현장상태가 다소 복잡하더라도 비교적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방사선을 쓸 것인가는 여건에 따라 다르며 투과력의 세기도 참고해야 한다

이제 발전소나 공장을 건설할 때, 각종 파이프나 배관 검사는 물론이고 웬만한 기계공장이나 선박, 항공기 등의 내부 검사, 제트기 등의 몸통이나 선박의 용접부분을 비롯해 송유관 등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내부결함을 찾는데 방사선 투과검사, 즉 비파괴검사는 꼭 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검사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뢴트겐이 X선을 이용한 비파괴검사 가능성을 비쳐

방사선이 이처럼 산업용 재료의 결함을 조사하는데 쓰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사람은 오늘날 X선을 발견한 빌헬름 뢴트겐이다. 그는 X선에 관해 쓴 첫 논문에서 X선이 의료영상만이 아니라 재료 속의 흠(flaw)을 찾아내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처음으로 암시했다. 그래서 진단방사선학(diagnostic radiology)의 아버지로 불린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서 새로 제작해 사용하기 시작한 국새(國璽)는 중성자 투과시험을 거쳤다. X선이나 감마선이 아닌 중성자를 투과해 내부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나라도장인 국새는 국사(國事)에 사용되는 관인으로 나라의 중요문서에 국가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방출되는 중성자를 국새에 투과시킨 뒤 중성자의 속도가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측정하면 내부에 금이 가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중성자 투과 검사는 다른 방사선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와 똑같지는 않지만 원자 밀도의 차이를 검사해 내부 균열을 확인한다는 원리는 비슷하다. 그러나 비파괴 검사 가운데 가장 정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가 국새를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원자력연구원이 기존 국새에 대해 중성자 투과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내부에 7개의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