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너무 많이, 너무 많이 공격했지"
"박근혜는 보수가 탄핵...바보같은 것들이 진보가 탄핵시켰다고 생각"
'줄리' 의혹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나는 영적인 사람"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녹음 파일이 16일 오후 8시20분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까지 김씨와의 52차례 통화 중 법원에서 통화금지를 결정한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과 '사생활 관련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 중 방송사가 공익적 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부분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서울의소리 이 기자가 공영방송을 통해 녹음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제보의 신뢰성을 높인다고 판단해서 MBC에 제보해 방송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이 기자는 김씨와의 첫 통화에서 자신이 기자임을 밝히고 인터뷰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져,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의 ‘기자신분을 속이고 접근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늘 방송된 '김건희 녹음파일'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한정된 내용이 공개됐지만 예상했던 대로 민감한 내용이 많았다.
대화 곳곳에서 김씨는 윤 후보 캠프(국민의힘 입당 전)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 기자에게 자신의 진영(캠프)에서 일하라는 것과, 일만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다는 대화가 대표적이다. 또 정보를 주면 잘 활용하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특히 미투 관련 대화 중 김씨는 ‘보수에서 미투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돈으로 막았기 때문’이란 뉘앙스로 발언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라며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어 "돈은 없지, 바람은 피워야겠지, 이해는 다 가잖아. 나는 다 이해하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또 "사람이 사는 게 너무 삭막하다.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전 충남지사) 편이야"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서도 김씨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너무 많이 공격했지"라며 "그래서 검찰하고 이렇게 싸움이 된 거지"라며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는 말도 언급했다.
윤 후보와 관련한 대화도 있었다. 김씨는 "(윤 후보는)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다. 보수가 키워줬겠나"라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라며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대통령)이 탄핵시켰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보수 내에서 탄핵시킨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선 "본인이 (선대위에) 오고 싶어 했다"며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자신은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나는 그런 게 안 맞아요"라고 말했다.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김건희 녹음파일’은 예상대로 민감한 부분이 많았다. 방송 내용이 실제 윤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