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보합
비은행금융기관 대출태도는 강화 기조 유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 관리 기조가 올해도 '깐깐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대출 문턱을 크게 높여 더 이상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은행의 차주별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0이다. 정부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된 지난해 3분기(-15)와 4분기(-19)에 비해 높아졌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많고,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보합으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대출 규제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출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해 하반기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될 전망이다.

주택자금대출은 지난해 4분기 -35에서 올해 1분기 0으로 대출태도가 완화됐다. 일반자금 대출 역시 -41에서 -6으로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역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대기업이 6, 중소기업은 0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들은 1분기 중 가계와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이 보는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6으로, 전분기(11)보다 5p 높아졌다. 차주별로 가계가 15, 중소기업이 18, 대기업이 0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은 영업실적 개선 기대로 대출태도가 전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오는 3월 금융지원조치 종료를 앞두고 차주의 신용리스크(위험) 현재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빚으로 인한 ‘신용 위험’은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난 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 1분기 15로 상승했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며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과 일반자금 대출 모두 보합 수준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주택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4분기에 크게 축소되면서 주택자금 수요도 급감했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은 1분기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깐깐한 대출 심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호금융과 생명보험사, 저축은행 등에 대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이달부터 강화됐기 대문이다.

또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대출심사태도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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