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해부해보는 男子 女子, 그리고 女子(9)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위대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명언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By all means marry. If you get good wife, you would be happy. lf you get a bad wife, you will be a philosopher.”

해석하자면, “반드시 결혼하라. 만약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독배를 마셔 죽은 고대 아테네의 현인 소크라테스는 "아내라면 악처도 좋다"고 주장했다. "악처는 인생의 환란(患難)”이라고 한 철학자는 소크라테스보다 인생을 모르는 분명 한 수 아래다.

소크라테스 70세 때, 아내는 애기를 키우고 있었다

현모양처와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걷는 나쁜 아내라는 악처는 어떤 아내를 두고 하는 말일까? 바가지를 긁는 일을 넘어 남자의 자존심을 짓누르고 욕설을 퍼붓는 아내? 욕설을 넘어 심지어 남편에게 손찌검까지 가하며 두들겨 패는 아내? 사실 요즘 맞고 사는 남편도 늘고 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역사 속에서 가장 못된 악처로 등장한다. 그녀를 싫어했던 소크라테스의 한 제자가 남긴 기록 때문이었다. 그림은 크산티페가 집 앞에 앉아 있는 소크라테스에게 구정물을 퍼붓는 모습. [사진=Wikipedia]

누가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다. 세계 3대 악처가 있다. 우선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 그리고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아내 몰리를 꼽는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그야말로 악처의 전형으로 2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은 악처라는 뜻으로 보통명사가 돼 버렸다.

예를 들어 누군가 "MY Wife is a Xanthippe"라 하면 "내 아내는 지독한 악처"라는 말이다. 나머지 두 명은 종종 다른 유명한 사람들의 아내로 바뀌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곡가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나폴레옹이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 조세핀, 성서에 나오는 욥의 아내와 같은 여자들이 대신 들어가기도 한다. 또 공자의 아내가 이 대열에 끼기도 한다.

그런데 현대적인 시각으로 그 안을 들여다보자. 다시 말해서 악처들의 변명을 들어 보자. 악처들이라는 여자들의 남편을 보면 경제적으로 아주 무능한 남자들이다.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나이 차가 너무 많아 성적으로도 아내에게 만족을 채울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돈도 못 벌어 오고 재산을 축만 낸다. 남자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잠자리도 행복하지 않다. 그러면 바가지를 긁지 않을 여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철학을 한답시고, 글을 쓴답시고, 그리고 설교를 한답시고 고상한 척은 다하면서 있는 폼은 다 재는 데 익숙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존경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자식 기르고 먹고 살아야 하는 아내에게는 집 지키는 개 만도 못한 그야말로 인생의 커다란 짐이며 전생의 원수다.

독약을 마셔 죽을 당시 소크라테스는 이미 70세가 넘은 노인이었다. 그러나 당시 크산티페는 집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있었다고 한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여러 번 결혼을 했는데 아이를 낳은 아내는 오직 크산티페뿐이었다. 이 정도면 상황을 짐작하고 남을 정도다.

톨스토이는 80세 넘은 나이에 사회주의 혁명에 뛰어들어

지주의 아들인 톨스토이는 돈이 많았다. 그러나 모친을 두 살 때 잃은 그는 모성애에 목말라 있었다. 커서는 여성 편력이 심했다, 그러나 무려 18살의 차이가 나는 귀족 출신의 아내 소피아는 이를 눈감아주었다.

또한 공부를 많이 한 그녀는 악필(惡筆)인 남편의 원고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이 아니다, 그중 여섯 명이 죽었지만 자식도 열세 명을 낳아 유모도 없이 홀로 다 키웠다.

그런데 80줄에 접어든 톨스토이가 어느 날 소피아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사회주의 사상에 젖어 있던 그는 지주생활을 다 청산하고 농민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운동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고매 철학의 고뇌에 찬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나이에 될 법이나 한 발언인가? 그 이야기를 듣고 좋아할 아내가 누가 있겠는가?

호화 생활을 하다가 어떻게 농부가 돼 밭을 갈고 김을 매겠는가? 아내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은 톨스토이는 "아내가 나와 집안을 망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집을 나왔다. 팔순의 노인이 가출(家出)을 한 것이다.

그러나 거리를 헤매다가 며칠 못 가서 병을 얻었다. 집으로 가는 도중 어느 역사(驛舍)에서 쓸쓸히 죽었다. 누가 지어낸 말로 생각된다. 톨스토이는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 드디어 아내의 굴레에서 자유를 찾았다!"

그러나 훗날 사람들은 소피아가 악처로 못된 짓을 접고 선량했다면 톨스토이가 더 오래 살아 더 좋은 작품을 썼을 거라는 요상한 논리를 펴왔다.

82세라는 나이에 가출했다가 객사한 이유로 그녀는 살인마로 낙인이 찍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나이를 생각해 보자. 당시 82세라면 어떤 나인가? 천수(天壽)를 누린 나이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 신앙운동의 재정적 기반은 아내가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의 아내 몰리 바젤리(Molly Vazeille, 결혼 후 이름 메리 웨슬리)의 변명을 들어보자. 영국 성공회 신부였던 그는 산업혁명 당시 대규모 신앙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가 50줄에 들어사기 바로 전인 47세였던 어느 날 런던의 어느 다리에서 넘어져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때 무일푼의 가난한 웨슬리를 헌신적으로 극진히 간호했던 인물이 사업가의 미망인이었던 몰리었다. 그들은 곧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그러나 4년 후 웨슬리는 아내에게 싫증을 느꼈으며 동생에게 "우리의 사랑은 이제 끝났다" 고 말했다.

몰리가 왜 악처인지에 대해 후세 사람들이 자세히 열거한 목록이 있다. 사무실에서 도둑질 하기, 남편이 친구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을 금지하기, 남편을 포로로 취급하기, 외출 시에 이유를 상세하게 보고하기, 서류나 서신을 남에게 함부로 공개, 저속한 비어 사용하기, 끝없는 중상모략 등이다.

팔순이 넘는 나이에 톨스토이는 사회주의 혁명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를 만류한 아내 소피아는 이로 인해 악처의 낙인을 찍혔다. 나이 차이가 많았던 소피아는 톨스토이를 지극히 간호하고 집필 활동도 도왔다고 한다. [사진= Wikipedia]

하루는 주위 사람들이 보는 데에서 남편의 머리채를 끌고 다녔다고 한다. 온갖 나쁜 짓은 다 한 아내로 취급했다.

이 사실을 안 사람들은 웨슬리 목사를 불쌍하고 가련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아내를 잘못 만나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좋은 아내를 만났으면 목회 활동을 할 때 날개 달린 듯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아내를 혹평했다.

남편 웨슬리는 결국 신앙 운동에서 성공해 오늘날 감리교의 토대를 이룩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무서운 아내 때문에 더욱더 주님에게 무릎을 끓어 기도했고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은 아내를 칭찬하는 말인가? 욕하는 말인가? 악처를 안 만났다면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인가?

인내심이 많다며 자신들이 입방아 찧기를 좋아하는 역사 속의 악처들이야 말로 남편과 가족을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낸 의지의 여인들이다.

“착한 며느리도 악처만 못하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효자불여악처(孝子不如惡妻)라는 고상한 말도 있다. “효자도 악처만 못하다”는 말이다.

지긋지긋한 아내의 잔소리. 물어볼 것도 당연히 귀찮을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그 귀찮은 잔소리 덕분에 남자가 오히려 더 오래 산다고 주장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전생의 원수’를 두고 웬 해괴망측한 궤변을 늘어 놓느냐고 할 것이다. 아내가 퍼부어 대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고 혈압도 올라 제명에 못살고, 오히려 빨리 죽을 것 같은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만들어낸 말이 아니다. 엄연히 과학적인 연구 결과다. 그러니까 차분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악처와 결혼해 매일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생겨 빨리 죽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읽은 바도 들은 바도 없다.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아내가 잔소리하지 않으면 담배 끊을 결심을 하겠는가? 아내가 잔소리하지 않으면 자진해서 병원에 출두해 진찰을 받겠는가?

더 있다. 아내가 잔소리하지 않으면 가까운 공원이라도 가서 산책이나 달리기 같은 운동이라도 하겠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일요일이면 집에서 뒹굴면서 자장면에 맥주를 마시면서 TV에 파묻힐 것이다.

느는 것이 체중이며 부풀어 오르는 것은 축 쳐진 뱃살이다. 높아만 가는 성인병 위험이다. 그것이 일반적인 남자의 모습이다.

낯 부끄럽게 쥐꼬리 만한 용돈을 준다고 불평을 한다. 또 생각해 보자. 그렇지 않으면 언제 집이라도 한 채 장만했겠는가? 아마 마이 홈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전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물론 스스로 척척 알아서 잘하는 모범생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러 모범생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그런 모범생들은 잘 없다. 돌연변이가 아닌 경우에는 말이다.

우선 담배를 끊어 봐라. 백해무익한 만병의 근원인 이 마약에 가까운 담배를 끊으면 처음에는 허전하고 뭔가를 잃은 것 같지만 기분이 상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 가래가 생기지 않고, 운동해도 숨이 쉽게 가쁘지 않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마리화나 대마초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마약이다. 피우다가 걸리면 철창신세를 면치 못한다. 대마초보다 더 나쁜 것이 담배다.

병원도 그렇다. 좀 아프거나 이상할 때 병원에 가면 문제가 있다 해도 빨리 나올 수 있다. 병원에 가기 싫어서 그저 팽개쳤다가 큰 병으로 진전되면 그때는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난다. 염라대왕 앞으로 갈 날이 멀지 않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은 병원 가길 싫어한다. 아내가 끌고 가야 마지못해서 간다. 보약보다 더 좋다는 운동도 그렇다.

날씨가 좋은 봄날에는 애들과 뒷산이나 공원으로 가서 배드민턴도 쳐보고, 또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생명의 소리를 보고 들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리고 아빠의 체면도 설 수 있다. 하긴 공원까지 끌려가지만 벤치에서까지 구부려 자는 구제불능도 없지 않다.

아내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그러나 남편은 곁에서 귀가 따갑도록 보채는 아내의 잔소리에 고개 숙여 감사해야 한다.

유부남이 독신남보다 건강하고 오래 살아

유부남은 건강관리를 하라는 아내의 잔소리(nagging)덕분에 `독신남` 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다. 누가 뭐라해도 결혼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여성은 어떨까? 이에 반해 여성은 남편이 옆에서 시시콜콜 챙기지 않아도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한다.

독일의 한 대학 연구진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부남은 독신남보다 의사를 찾아가는 경우가 6퍼센트 더 많았다. 또 유부남은 건강을 위해 1주일에 한 번씩 달리기를 20%나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부남이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는 아내가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해대기 때문이다. 아내가 병원에 같이 가거나, 잔소리를 하면 남편도 병원을 찾아 더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신남은 옆에서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어 아무래도 건강관리에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남성들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셈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독신남과 이혼남의 사망률이 일반 유부남보다 10%퍼센트 높았다. 또 평균 수명에 있어서도 유부남이 독신남보다 평균 10년 더 오래 산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만이 아니다. 유부남은 일반적으로 독신남보다 신체적 연령이 3년 더 젊었으며 사이가 좋은 커플인 경우는 4년 반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정력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이다. 유부남이면서 사이가 좋으면 합해서 7년 반이나 더 젊은 인생을 즐길 수 있다.

“담배 제발 끊어라", “"술 좀 작작 마셔라", "비타민과 보약은 챙겼나?", "집에만 박혀 있지 말고 운동도 하고 헬스 좀 다녀라” 아내가 거침없이 해대는 잔소리가 남자의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내는 학식은 부족할 지 모르지만 생활과 생존에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 모든 것 잘 알아서 잘 하니 웬만하면 잔소리하지 말라. 요즘 아내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영리한가? 세상 물정 모른다고? 재테크의 귀신이다.

장관 청문회에서 후보자들 가운데 아내의 화려한 재테크 이력 때문 결국 장관 지명에서 탈락됐지만 아내 말을 덕에 엄청 부자가 됐다. 장관 꼭 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수십 차례 주민등록 주소를 옮기는가 하면, 투기하는 곳마다 성공했다. 장관 몇 년 하면 뭐하나? 그것도 잘 못했다 가는 잘리기가 쉽다. 재산은 오래 가는 것 아닌가? 아내 말을 경청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진화의 역사가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홀아비 3년이면 이가 서 말, 과부 3년이면 쌀이 서 말"이라는 우리나라 속담도 바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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