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창업 가능케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세상에 그렇지 않은 민족이 별로 없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중국인들은 유독 먹는 것을 좋아한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중국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보다 최대 1.7배 이상 먹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적게 먹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인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각종 고전에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처럼 여기고 나라는 양식을 근본으로 한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의식주라는 말이 중국에서는 식의주로 통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이런 나라에서 요식업 사업이 안 되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엄청나게 잘 된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2021년 시장 규모가 6조 위안(元. 114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 정부 1년 예산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최소한 2∼3년 뒤에는 가볍게 뛰어넘을 가능성도 높다.

시장이 엄청나게 큰 만큼 진입 장벽도 그다지 높지 않다. 성공은 별개로 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창업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2021년을 기준으로 전체의 20% 가까운 1조 위안 대로 성장한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성장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 확실하다.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공유주방(We cook. 대형 공간을 여러 개의 독립된 주방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개념) 산업의 발전도 자극할 수밖에 없다. 현실도 그렇다고 단언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5∼6년 전만 해도 통계조차 내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으나 2021년 기준으로 1200억 위안대의 시장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시장은 현재 이른바 4대천왕으로 불리는 슝마오싱추(熊猫星廚), 지커롄멍(吉刻聯盟), 스윈지(食云集), 황샤오디(黃小递) 등이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에 본사를 둔 슝마오싱추는 이들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3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300여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내에 400개를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현재 기세로 볼 때 “2026년까지 전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5만개의 점포를 깔겠다.”라고 호언장담하는 창업자 리하이펑(李海鵬. 38) 최고경영자(CEO)의 꿈은 실현 불가능할지는 몰라도 늦어도 3∼4년 내에 1000개 점포를 돌파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예상대로 된다면 향후 위상은 지금보다 더욱 압도적이 될 것이 확실하다.

상하이 중심가에 소재한 샹마오싱추의 체인점. 최대 20여 개 브랜드가 입주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신징바오(新京報)]

2016년 3월 출범한 슝마오싱추는 업계 최초로 엔젤 투자 중 규모가 가장 큰 이른바 C륜(보통의 경우 5000만 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한 업체로도 유명하다. 현재 기업 가치는 총 자산의 10배에 가까운 60억 위안(元. 1조14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만큼 협업하는 외식 브랜드들의 수 역시 상상을 불허한다. 어러머(餓了麽), 메이퇀(美團), 루이싱(瑞幸)커피 등을 포함한 전국 1000여 개 이상의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의 1선 도시에서 영업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년 내 2선 도시로까지 영업망을 넓힐 경우 체인점 1000개 돌파는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슝마오싱추는 평균적으로 전체 주방 면적이 지커롄멍 등의 라이벌 업체들보다 넓은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웬만한 대형 식당 규모인 464.5㎡로 최대 20개의 요식업체까지 수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10개 업체를 수용하는 라이벌 지커롄멍의 두 배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다고 해야 한다. 입주 기업들이 적자를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까지 어러머가 임차한 베이징의 한 슝마오싱추 공유주방 요리사로 일했던 하샤오페이(郝曉非) 씨의 설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공유주방은 공유오피스(We work) 개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식당 인테리어를 비롯해 장소 임차, 집기 구매 등의 초기 투자비용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입주 기업은 당연히 독립된 주방을 제공받는다. 테이크아웃과 재료 창고 공간도 함께 사용한다. 당연히 임대료가 낮다. 가성비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슝마오싱추가 단연 끝판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주방에서 일을 하다 보니 독립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해 말 내 명의의 브랜드를 하나 오픈했다.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슝마오싱추가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듣기 위해 몰린 온라인 배달 음식 업계 종사자들. 슝마오싱추의 가성비가 높다는 사실을 웬만하면 다 안다.사진=신징바오]

슝마오싱추는 다른 경쟁 업체들 역시 그렇기는 하나 단순히 주방 공간만 덜렁 빌려주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에게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모토를 창업 이후부터 줄곧 지키고 있다.

우선 별도의 허가를 비롯한 행정 절차에 신경 쓰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예컨대 식품 경영을 비롯해 소방 및 온라인 운영 허가 취득 등과 관련한 지원이 이런 서비스에 해당한다.

데이터 마케팅을 비롯해 브랜드 인큐베이팅, 직원 채용, 포장 용기 공동 구매 등 역시 대행해주기도 한다. 고객들의 매출 증가를 위한 컨설팅 및 교육 제공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슝마오싱추의 고객들은 영업과 음식의 품질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공유주방 산업은 미래의 대세인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과 커플링(동조화)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야 한다. 업계 1위인 슝마오싱추의 미래를 승승장구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진짜 그런지는 업계 관계자들이 “공유주방 시장의 공룡들이 아직은 순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듯 덩치를 키워야 한다. 이어 상장으로 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 만약 슝마오싱추가 홍콩 등에 상장된다면 현 시가총액의 최소 5배로 덩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확실한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달성해야 할 과제들이 상당하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커롄멍을 비롯한 라이벌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면서 더욱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설립 6년이 돼 가는데도 그동안 체인점이 급속도로 늘지 않았던 이유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가성비가 좋은데도 성장의 질이 폭발적이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서둘러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야 하는 것도 과제로 부족하지 않다. 규모의 경제도 좋기는 하나 역시 경영의 질에도 신경 쓰지 않을 경우 만성적인 적자 수렁에서 허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문제들이 원만히 해결된다면 슝마오싱추는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막강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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