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2배 주장에 면역 저하 논란도 거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4차 추가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연일 국내 확진자수가 5만명을 웃도는 가운데 3차 백신접종에 이은 4차 추가 접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가접종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어 일반 국민들로서는 4차 접종 여부를 놓고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브리핑을 통해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집단거주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4차 추가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4차 접종 필요성은 면역도 조사와 백신 효과를 같이 평가하는 상황이고 검토하고 있다”며 “면역저하자 등 4차 접종에 대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세부안을) 1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4차 접종 우선 순위자로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집단거주자 등의 고위험군을 시사한 적이 있다.

정 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차 접종은 (3차 접종 후) 4개월 간격을 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등이 지난해 10∼11월 3차 접종을 받아 2월 말부터 3월에 대부분 4개월이 도래하므로 그 시기로 접종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으로 인한 보호 효과가 접종 후 약 4개월이면 약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이같은 방대본의 4차 추가접종에 대한 당위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질병 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MMWR)’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응급실·긴급 치료 시설 방문자 24만여명과 입원자 9만3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부스터샷 접종 후 두 달 동안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입원에 대한 보호율이 91% 수준을 보였지만 4개월 뒤에는 7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급실 방문이나 긴급 진료에 대한 보호는 같은 기간 동안 87%에서 66%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4차 접종을 발 빠르게 시작한 이스라엘은 당초 면역 저하자 위주로 접종하던 것을 지난 1월 초, 6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진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모든 성인에 대한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자문단은 지난달 26일, 3차 접종을 받은 지 최소 5개월이 지난 성인들에게 4차 접종을 권고했다.

그 근거로 4차 접종자가 3차 접종자보다 위중증은 3~5배, 감염은 2배 더 낮은 효과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그리스, 헝가리, 브라질, 칠레, 캐나다 등도 4차 접종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가 접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백신 부스터샷 접종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WHO 백신 기술자문가그룹(TAG-Co-VAC)은 “기존 백신을 반복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 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면역 효과가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되는 백신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인한 중증화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감염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부스터샷이 오히려 면역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르코 카발레리 EMA 백신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잦은 부스터샷은 인간의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1~2회의 추가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 카발레리 책임자는 "코로나19는 팬더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면서 추운 계절이 올 때 독감 백신을 맞는 것과 같이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덴마크에서는 오히려 코로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덴마크 보건당국은 "덴마크의 높은 접종률, 특히 3차 접종률을 고려하면, 감염이 늘더라도 중증화하지 않고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고위험군에 4차 접종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덴마크에서는 인구의 80% 이상이 2차 접종을 받았고, 3차 이상 접종률은 61.3%에 달한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부터 고령층과 면역 취약군에 4차 접종을 권고해왔는데, 최근에는 이들에게도 3차 접종이 효과적인 보호력을 제공한다고 판단해 추가 접종이 불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14일부터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이 시작된다. 18세 이상 미접종자의 1~2차 접종에 주로 활용 예정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백신 중 처음으로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는 그동안 화이자 등 mRNA 백신의 이상 반응을 이유로 접종하지 않았던 미접종자들의 접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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