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영덕군 영덕읍 화천리 마을 한가운데 서 있는 회화나무는 수령 600년이 넘은 노거수다.

나무 높이가 20m에 이르고, 가슴높이 둘레는 4m에 가깝다.

낮은 지붕의 살림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한가운데,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화천리 회화나무는 600년 전쯤 마을을 일으킨 강릉함씨(江陵咸氏) 함득선(咸得善)이 마을을 일으키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심은, 이른바 입향기념수, 입향목이다.

함득선은 회화나무를 정성껏 키우면서 마을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선조의 뜻을 받들어 오랫동안 후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회화나무는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목이자 당산나무가 되었다. 

특히 선비들이 무척 좋아해서 ‘선비목’, ‘학자수’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던 회화나무는 한여름인 7, 8월에 우윳빛 꽃을 피운다.

마을에는 꽃이 위에서부터 피면서 내려오면 풍년이 들고, 아래에서부터 피면서 올라가면 흉년이 든다는 믿음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의 경험에서 나온 믿음이겠지만, 과학에 근거해 이 믿음을 설명하기도 있다.

벼 이삭이 한창 무르익어야 할 한여름에 일조량이 충분해야 풍년이 든다.

회화나무 꽃은 일조량이 많으면 빛을 가장 많이 받는 나무 위쪽에서부터 피어날 것이고, 해가 많이 비치지 않으면 고르게 피지 못해서 아래쪽에서부터 피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고 사는 마을 사람들이 회화나무 꽃을 보며 풍흉을 점쳤다는 사실은 화천리 사람들에게 회화나무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짐작게 한다.

화천리 회화나무는 풍년을 지켜주는 나무일 뿐 아니라,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목인 당산나무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회화나무 앞에 모여서 당산제를 올린다.

마을 사람들은 전쟁 때나 역병이 도는 때에도 이 마을에서는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없었고 재산 피해도 거의 없었는데, 이는 마을의 당산나무인 회화나무의 덕이라고 말한다.

영덕읍 화림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화천리는 곰창(態倉), 금천, 거릿마, 길골, 너말 등의 마을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규모가 큰 마을은 곰창이다.

곰창은 옛날에 마을 뒷산인 화림산과 국사봉에 사냥꾼들이 곰을 잡아 가둔 흔적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화천리 회화나무가 있는 마을은 곰창 아래쪽에 있어서 ‘아랫곰창’, 혹은 ‘금천(琴川)’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화천리 회화나무는 가지를 넓게 펼쳐서 마을 사람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만들어줄 뿐 아니라,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이며 해마다 봄꽃들이 지고 꽃이 드문 계절에 우윳빛 꽃을 피워서 마을 사람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특별하고 소중한 나무다.

<영덕 화천리 회화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2001-7
·보호수 지정 일자 2001. 8. 27.
·나무 종류 회화나무
·나이 600년
·나무 높이 20m
·둘레 3.8m
·소재지 영덕군 영덕읍 화천리 524-4
·위도 36.459526, 경도 129.35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