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국 강수량 13.3㎜ 평년의 14.7% 수준...1973년 이후 가장 적어
겨울 가뭄에 봄철 강풍 가세, 대형 산불로 번져...비 내릴 13일이 분수령

울진·삼척산불이 계속되는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마을 일대가 산불로 타 있다. [연합뉴스]
울진·삼척산불이 계속되는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소곡리 마을 일대가 산불로 타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매년 반복되는 동해안 지역 산불은 올해도 건조한 대기가 주요 원인이 됐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지난 겨울철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 전국 강수량이 13.3㎜로 평년의 14.7% 수준에 머물렀고, 강수일수도 11.7일로 평년보다 7.8일 적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기상관측이 집계된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겨울철에는 저기압이 중국이나 서해상에서 생성돼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공급하고 비를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을 달랐다. 우리나라 주변을 지나는 저기압이 대기 상층 기압골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비나 눈의 양이 많지 않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처럼 극심했던 지난 겨울철 가뭄은 이번에 발생한 동해안 산불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남지방 동쪽을 중심으로 겨울 가뭄이 특히 심했다. 여기에 태백산맥을 넘어온 봄철 강풍이 가세하면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경북 울진과 대구, 강원도 지역은 올겨울 강수량이 특히 적었다. 1, 2월 대구·경북 강수량은 5㎜, 강원 동해안은 11.6㎜로 같은 기간 30년 평균 강수량에 비해 각각 7.6%, 12.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바람, 습도, 강수량 등이 산불이 발생했을 때 진화에 어려움을 주는 주요 요소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부터 3주가량 울진과 삼척 등 화재 발생 지역에 건조특보가 발효된 것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건조한 날씨는 여전해서 7일(오전 5시 기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동해시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져 있다. 영월군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모두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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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강원 강릉지역 강수량이 8.6㎜에 그친 가운데 이번 대형산불이 난 강릉 옥계면의 주수천이 7일 바닥을 드러낸 채 바짝 말라 있다. [연합뉴스]​

화재가 처음 시작된 울진의 지난 5일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14m, 강릉은 초속 19.4m에 이르렀다. 불씨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 원인이다. 7일 오전부터 바람이 다소 약해졌다지만 적은 강수량으로 대기가 바싹 말라있는 상태라 화재 진압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철에는 기온차가 크고 평소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작은 불씨에도 쉽게 번질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며 "13일 비가 내리기 전까지는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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