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장 "오늘 강릉·동해 진화 마무리, 헬기 울진 투입 예정"
오후부터 바람 방향 동풍으로 바뀐다는 예보, 소방 당국 긴장

울진·삼척산불 닷새째인 8일 오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울진·삼척산불 닷새째인 8일 오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경북과 강원 지역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진화율 50%에 머무르고 있는 경북 울진이 오늘(8일) 진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고 밤새 진화 차량과 인력을 투입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어제 저녁 일몰이 시작되면서 울진 지역 화재 현장에서 진화헬기는 모두 철수했지만, 진화차량과 인력 1000여명이 남아 야간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수령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가 모여 있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오늘 새벽 금강송 군락지에 불똥이 튀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늘 산불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불똥이 날아들었지만 즉각 진화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최 청장은 "화세가 세서 오늘 새벽에 불덩어리 2개가 날아들었지만 금방 잡을 수 있을 것 같고, 현재까지는 금강송 군락지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 강릉·동해 산불을 오전 중에 진화를 마무리하고 헬기를 울진쪽에 일부 동원해 진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워낙 범위가 넓어 장기전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길 길이 약 60㎞에 이르는 울진 산불은 현재 진화율 50% 선에서 더이상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는 수시로 방향이 바뀌는 바람의 영향이 컸다. 또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연무로 헬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좀처럼 진화율을 높이지 못했다. 

산림 당국은 해가 뜬 뒤 곧바로 헬기 80여대를 띄워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오늘 오전 중에 큰불 진화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늘 초속 4m의 바람이 예상되는 등 현장 상황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산림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오후 2시부터 바람 방향이 동풍으로 바뀐다는 예보가 소방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동해안에서 서남쪽 내륙으로 동풍이 불면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경북 울진 산불 진화작전에 투입된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CH-47 치누크 헬기가 '밤비바켓(물주머니)'에 급수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연합뉴스]
지난 7일 경북 울진 산불 진화작전에 투입된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CH-47 치누크 헬기가 '밤비바켓(물주머니)'에 급수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강릉·동해, 삼척 산불 현장에는 초속 1.1∼1.5m의 약풍이 불고 있다. 영월은 이보다 약한 초속 0.3m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관측됐다.

산불 피해지는 밤사이 산불이 크게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 달방댐∼신흥마을∼비천골∼백복령 구간 산불이 이따금 남쪽으로 확산하고, 이를 저지하는 모습이 반복됐으나 주민 대피 등 긴박한 상황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영월에서는 밤샘 진화와 이날 아침부터 분주히 진화 활동을 펼친 덕에 진화율이 70%까지 올랐지만, 영동에는 건조경보가, 영서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대기 건조 상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은 오늘 중 주불진화 목표를 세우고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산불로 서울 면적 3분의 1, 축구장 3만개가량 면적(산림 2만1000ha)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지난 2000년 2만3000ha의 피해를 남긴 동해안 산불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산불 피해가 큰 울진·삼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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