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네거티브에 외신도 "추하다"…진영 갈등 악화에 사전투표 부실관리까지 '산너머 산'

20대 대통령 선거 본 투표일을 하루 앞둔 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본 투표일을 하루 앞둔 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에서 출마를 선언했던 총 14명의 후보 중 중도 사퇴를 선언한 안철수, 김동연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12명(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오준호, 허경영, 이백윤, 옥은호, 김경재, 조원진, 김재연, 이경희, 김민찬 이상 기호 순)의 후보들은 선거 전날까지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유권자들도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이 누가될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도 36.93%라는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이번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3월 3일 이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유세는 그야말로 불을 뿜고 있다. 

◆ '네거티브'로 얼룩진 선거전…외신 조차 "추하다" 비판

다만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보여준 모습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번 선거 기간 내내 각종 언론에는 '대장동'과 관련된 각종 의혹과 함께, 두 후보의 부인 김혜경, 김건희씨와 관련된 부정적 기사들로 채워졌다.

반면, 정작 중요한 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한 후보들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실제로는 상호간의 비방전을 펼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 전부터 거론됐던 '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이번 대선을 두고 외신에서조차 '추해지는 한국 대선'이라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AP통신은 7일 해당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이번 대선이 전례없는 수위의 독설과 네거티브, 소송전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퍼부었으며, 이 후보는 오히려 대장동에 연루된 건 윤 후보인데다 무속신앙과도 연관됐다는 반박을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히틀러'와 파시스트 '무솔리니'라고 칭했고, 이 후보 지지자들은 윤 후보에게 '독재자', '깡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오징어 게임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를 끌어내야 하는 게 새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이번 대선이 패하는 사람이 죽게 되는 '오징어 게임 대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이들의 희비는 9일 오후 7시 30분 종료되는 선거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이들의 희비는 9일 오후 7시 30분 종료되는 선거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 골 깊어진 진영 갈등…당선 후 '정치보복' 우려 목소리

AP통신은 특히 이번 '네거티브 대선'이 기존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 양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상당수 국민들이 이번 대선 후가 더 걱정이라는 우려를 내 놓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후 극명하게 갈라진 진보-보수의 진영간 갈등이 현 정권들어 더 심화된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 누가 당선되는가에 관계없이 이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또한 故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는 흑역사가 재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두 후보가 TV 토론에서 당선되더라도 정치적 보복 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한 사실을 소개하면서도 "일각에선 이를 두고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사상 초유 '대선 불복' 등 대혼란 가능성도

투표 결과를 놓고도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인해 곳곳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의혹의 발단은 사전투표 둘쨋날인 지난 5일이다.

확진자 사전투표는 격리 대상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와 봉투를 받아 별도 장소에서 투표한 뒤 선거사무보조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조원이 취합한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 등이 나와 일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이번 선거 개표 결과 초박빙으로 승부가 갈린 다면 패배한 후보가 불복하는 사상 초유의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가 발생해 유권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가 발생해 유권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 선거 결과 밤 12시 이후 결정될 듯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 4419만7692명이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게 된다. 이중 1632만3602명(36.93%)은 지난 4~5일 사전투표를 마쳤다.

연령별로 보면 ▲18~19세 98만명(2.2%) ▲20대 659만명(14.9%) ▲30대 667만명(15.1%) ▲40대 815만명(18.5%) ▲50대 862만명(19.5%) ▲60대 722만명(16.4%) ▲70대 이상 590만명(13.4%) 등이다.

이중 만 18~19세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의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

대선 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전국 1만4464개소에서 진행된다. 단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방송3사 등에서 실시하는 출구조사 결과는 오후 7시30분 이후 확인이 가능하며, 당선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은 밤 12시 이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출구조사의 경우 사전 투표율이 높아 그 정확도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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