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환자 계속 증가”
“새롭고 위험한 변종 출현 가능성도 여전히 높아”

Yale Medicine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제재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WHO의 코로나19 종료선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료선언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집단 면역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Wikipedia]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정상적인 사회적 행동의 복귀를 위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 격리 지침 완화, 그리고 여행하기 위해 국경을 개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WHO의 코로나 종료 선언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서 무엇을 중요한 이정표로 삼아 전세계 코로나19 위기의 종식을 선언할 것인지, 그 방법과 시기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근거를 삼을 이정표와 기준이 우선 필요해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WHO의 전문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종료 선언을 위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는 국제 보건 규정에 따라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 다른 나라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할 때 선포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다.

그러나 이에 대해 WHO는 현재 그러한 선언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많은 곳에서 발병 건수가 감소했지만, 홍콩에서는 사망자가 급증했다.

WHO는 이번 주 중국의 경우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건이 넘는 새로운 일일 발병 건수를 보고했다고 지적하면서 종료 선언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WHO는 코로나19 PHEIC 종료 선언을 위한 조건과 시기, 방법 등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장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제네바에 위치한 WHO는 2020년 1월 30일 선포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끝났다는 신호를 내는데 있어 어떤 조건을 근거로 삼을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WHO는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 국제보건규제비상위원회(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s Emergency Committee on Covid-19)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포하는데 필요한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아직 그곳까지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이미 보다 정상적인 사회적 행동을 위해 마스크 착용 해제, 격리 지침 완화, 그리고 여행을 위한 국경 개방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기록적인 전염 수준을 보고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최근 거의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WHO는 지난 한 주 동안만 1000만명 이상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으며 5만20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한 코로나19 사례가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도 말라리아와 결핵과 같은 다른 풍토병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연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새롭고 위험한 변종 출현 가능성도 여전하다.

WHO의 종료선언 논의는 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코로나 치료제를 둘러싼 일반적인 경쟁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화이자와 머크와 같은 제약회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한 백신 제조업체들은 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WHO는 과거 전세계 보건비상사태 선언, 그리고 질병 발생의 종식 선언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비상사태 선포와 마찬가지로 최종 종식 선언 결정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전문가들과 협의해 내린다.

비상사태 해제, 집단 면역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

그러나 과거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염병 전문가였던 데이비드 헤이먼(David Heymann) 박사는 "많은 국가들이 이제 더 이상 WHO의 지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이먼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WHO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과학 자문 단체의 판단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단체들의 역할은 WHO의 여행과 무역에 대한 선언이 엄격하게 지켜지던 사스 발발 이후 점점 커졌다. 오늘날 세계 국가들은 옛날보다 더 많은 최신 정보와 감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헤이만 박사는 비상사태의 종료를 고려하는 국가들의 주요 지표는 자국 국민들의 집단면역이라고 말했다. 이는 면역, 감염, 또는 둘 다로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한다.

헤이만 박사는 영국의 경우 인구의 약 98%가 심각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CDC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98%가 실내 공공장소에 대한 마스크 착용 요건이 필요하지 않은 카운티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널리 퍼진 오미크론 버전인 BA.2 변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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