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1987년말 주류수입면허가 민간에게 개방된 이래 1988년부터 지금까지 35년간의 한국의 와인역사를 보면, 개방직후 자리잡느라고 88년~93년간 들쭉날쭉한 경우를 제외하고 93년 이후로는 수입규모는 딱 두 번 전년대비 30~70%이상 크게 급락한 시절이 있었다.

하나 그 때 조차도 그 하락 이후 3~4년후에는 전고점을 다시 뚫고 신장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기 직전 2~4년간에 걸쳐서는 와인 수입규모가 꾸준히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그러다가 마치 마지막 불꽃이 가장 화려하게 타오르듯이 바로 직전 년도 대비 폭발적인 급신장을 한 직후 1~3년내로 심각한 경제적인 문제가 닥쳤었다.

그 첫번째 케이스가 IMF 사태 전후이다.

1인당 국민소득 일만불을 돌파한 1995년도는 전년대비 68.2%로 급증했다.

그리고는 그로부터 2년후에 IMF가 닥쳤다.

즉 1993년 5.8백만달러, 1994년 8.1백만달러, 1995년 13.6백만달러, 1996년 16.4백만달러, 1997년 22.8백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1997년말 IMF 사태로 1998년에는 6.5백만달러로 급락한다.

이것은 3년후인 2001년 23.1백만달러 수입이 되면서 전 고점을 뚫게 된다.

두번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전후이다.

2006년대비 2007년에 122%신장했다가 1년후 세계 금융 위기가 닥친다.

즉 2006년 67.6백만달러, 2007년 150.3백만달러, 2008년 166.5백만달러로 신장하다가 2009년 112.4백만달러로 급락했다.

이때는 4년후인 2013년에야 171.8백만달러 수입으로 전고점을 뚫게 된다.

올해들어 2021년(5.6억달러)이 2020년(3.3억달러)에 비해 약 70%가까이 신장했다고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것은 소매시장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약 2조원 시장이 된 것을 의미한다.

2019년의 수입액이 2.6억달러 수입이었으니 불과 1년 사이에 재재작년 1년치의 수입규모에 거의 맞먹는 수입의 증가가 일어난 것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폭발, 빅뱅이다.

이것은 문화 확산 이론에 비추어 보면 2차 빅뱅이 일어나 2차 팔로우어들이 대거 몰려들어온 상황이니 성숙시장을 100%로 보았을 때 약 60~70% 능선에 와 있거나 조금 낮추어보면 50~60%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이다. 즉 어찌되었든 50% 능선을 넘은 것은 확실하다.

일인당 국민 소득 3만 5천달러가 이루어 낸 일이기도 하다.

도토리가 한번 구르는 것과 호박이 한번 구르는 것은 묻는 콩고물양이 다르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는 덩치가 커질수록 한번 구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즉 성장율이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니 매우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 이전에 이렇게 절대금액 기준으로 대폭 신장한 적이 없었다.

비율로는 유사하게 신장하거나 100% 이상 신장한 적은 있지만 과거 서너해의 물량이 한 해에 증가하는 것은 아주 드문 현상이다.

전년 대배 100%이상 신장한 것은 IMF 직후인 1998년 6.5백만달러으로 급락했다가 1999년 15.1백만달러로 급등한 경우였지만 이것은 여전히 1997년의 수입금액인 22.8백만달러 규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였다.

의미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와인 경제학적 입장에서는 과거 두 번의 급신장후 급락하는 경험이 있으니 이것이 되풀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식이랄까?

경제적으로 미래 전망을 너무 낙관적이거나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이런 신호를 계기로 한번쯤 상황을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는 언제든 있다.

더구나 지금 세계적인 정치 상황이나 경제 상황이 만만치가 않다.

5년 동안의 국내 경제 상황도 양적으로는 성장했다고는 하나 코로나와 겹치면서 질적인 면을 들여다 보면 그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부동산 가격은 2배 가까이 뛰었고 경제의 약 20~25%를 차지하면서 일자리 흡수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중소자영업자들의 시장이 정부의 정책 오판으로 최저 임금을 급격히 올린데다가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더욱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들은 결국 가계 부채를 급증시켜 위기를 느낀 정부가 대출총량규제를 하여 아예 대출마저 막힌 상황이 되어 경제의 원활한 순환을 막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국가 재정은 경기 부양과 재난에 가까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각종 지원금을 풀다 보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국민총생산대비 재정지출 비중이 급증했고 다시 또 그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수출위주로 산업 구성이 되어 있는 우리의 경우 어느 정도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국민 총생산대비 재정지출 비율이 높으면 작은 외부 충격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부품공급망이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 연결고리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고 그 충격은 완제품 위주로 수출하는 우리의 경우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

어느날 문득 제비 한 마리를 보고 봄이 곧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듯이 와인의 수입 규모가 급증한 것을 보고 과거 경험이 떠오르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IMF가 1994~1996년의 빅뱅후에 왔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2005~2007년의 빅뱅후에 왔기에.

코로나로 풀린 돈들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요동치는 찰나에 마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경제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반도체 부품 생산의 고리도 끊겨서 이것이 필요한 완제품의 생산에도 문제가 생겨 일례로 중고차 가격이 신차에 버금가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살고 세계의 공급체인망이 과거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집값은 엄청 폭등해있고 가계부채 역시 엄청나고.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이나 중소 자영업의 완충지대도 사라진 마당이다.

그래서 와인 시장의 급신장을 마냥 즐겁게만 바로 볼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이런 걸 식자우환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미리 준비해두어 나쁠 것은 없으니 향후 2~3년내에 발생할 지도 모를 불경기의 상황에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할 지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개인적으로는 제발 기우에 지나지 않고 필자의 예측이 맞지 않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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