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고령 쾌빈리 모과나무는 조선시대 동헌에 있었으며 사형수들의 교수목으로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고령 쾌빈리 모과나무는 경북교육청 고령도서관의 서편 담장에 서 있다.

이 나무는 조선 18대 왕인 현종(1641~1674) 때 심은 것으로 알려져 수령 350년 정도로 추정된다.

지금의 이 장소는 당시 고령현 동헌이 있던 곳이다.

동헌에서는 가끔 죄인들의 사형도 집행했다.

쾌빈리 모과나무는 조선 후기 사형수들의 교수목으로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나무 높이 8m, 가슴높이 둘레 3m 정도로 1982년 10월 29일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지금도 매년 100여 개의 모과가 달리는데, 나뭇가지는 중심 줄기에서 동서남북으로 3m씩 뻗어 있다.

잔가지가 많은 노쇠목으로 속이 텅 비어 있어 나무 보호를 위한 외과수술을 하였다.

모과나무와 담장이 너무 붙어 있어 답답해 보인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고령군 대가야읍 쾌빈리(快賓里)는 대가야국 시대에 내빈들을 위해 연회를 베풀던 정자인 쾌빈정(快賓亭)에서 따온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그 정자가 사라지고 없다.

다만 약간의 내력이 이중윤(李仲允)의 '소찬정기(所撰亭記)'에 전한다.

쾌빈리의 문화 유적으로는 쾌빈리 무문토기산포지(快賓里無文土器散布地), 쾌빈리고분군(快賓里 古墳群), 김동수혜적비(金東守惠積碑), 쾌빈리 우물 등이 있다.

이 밖에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 하나인 우륵(于勒)이 대가야 가실왕(嘉悉王)의 명을 받아 가야금을 제작하였다고 하는 우륵 선생 터, 대가야가 신라군을 섬멸할 때 이용한 미나릿골 토성 등이 있다.

모과나무는 장미과 나무 활엽수이며 모과라는 향기 나는 열매를 맺는다.

잘 익은 열매가 마치 참외 같아 목과(木瓜)라고 불리다가 모과로 바뀌었으며, 나무의 키가 30m까지 자란다.

원산지는 중국으로 비교적 내한성이 약해 중부와 남부에서만 기를 수 있다.

모과나무는 물 빠짐이 좋은 굵은 자갈이 섞인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추운 곳에서도 자라기는 하지만 꽃이 나오지 않는다.

보통 첫 꽃이 달리는 해는 5년, 열매가 달리는 해는 7년 정도라고 한다.

모과나무의 꽃은 2.5~3cm 정도의 연분홍색이며 5월에 개화한다.

꽃말은 ‘평범’이지만 연분홍색 꽃이 너무 아름다워 화리목(花梨木)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가을에 모과를 보면 삼사삼경(三事三驚)이라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첫 번째로 과일의 못생김에 놀라고, 두 번째는 그 못난 과일에서 나는 향이 너무 좋아서 놀라고, 마지막으로 그 향기 좋은 과일의 떫고 맛없음에 놀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과나무와 모과는 의외로 쓰임새가 많은 나무이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다 시킨다”는 말과 달리 모과에는 비타민C, 유기산, 타닌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모과는 면역력을 높여주며, 육체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기운을 돋아주며, 찬 기운이 스며들어 약해진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기침과 가래를 줄여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모과나무의 재질은 단단한데 붉고 치밀하면서도 광택이 있어 아름답다.

옛날부터 너무 귀하고 비싼 화류목(樺榴木)이나 자단목(紫檀木)을 대신해 화류장(樺榴欌)을 만들 때 쓰였다고 한다. 

모과의 향기는 어느 과일이나 꽃에 비길 데 없이 좋아서,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문갑 위에 한자리를 차지해왔다.

요즘도 자동차의 방향제 등으로 널리 쓰인다.  

고령 쾌빈리 모과나무는 현재 고령교육지원청 도서관 마당에 자리하여, 도서관 이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상징목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고령 쾌빈리 모과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19-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9.
·나무 종류 모과나무
·나이 350년
·나무 높이 8m
·둘레 2.9m
·소재지 고령군 대가야읍 쾌빈리 433-5(고령도서관)
·위도 35.730989, 경도 128.26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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