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 수륜리 돌배나무는 수륜리 토실마을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비포장 임도를 끝까지 오르면 산꼭대기 고갯마루에 훤칠하게 서 있다.

수령 400년, 나무 높이 17m, 가슴높이 둘레 2.15m인 이 돌배나무는 임진왜란 때의 전설을 품고 있다.

의병장인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화왕산성을 지키던 사봉(沙峯) 김천택(金天澤:1555~1595)이 전장터로 나가면서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고 한다. 

김천택이 고갯마루에 이 돌배나무를 심으며 “이 나무가 죽으면 내가 왜병과 싸우다 장렬하게 죽었을 것이고, 이 돌배나무가 잘 살아 있으면 나도 살아 있을 것”이라는 말을 가족들에게 남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김천택은 동향인인 등암(藤庵) 배상룡(裵尙龍:1574~1665) 등과 함께 곽재우의 최측근 참모가 되어 화왕산성을 수호하며 용감하게 싸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4년만인 1595년에 전사하고 말았다.

성주 수륜리 돌배나무가 서 있는 곳은 지금의 수륜리 토실마을과 의성김씨(義城金氏) 집성촌인 수륜리 윤동마을이 경계를 이루는 고갯마루이다.

산 아래 대가천 강물 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린다. 이 돌배나무는 경북 성주군 수륜면 수륜리 478-1 윤동마을의 사우당종택(四友堂宗宅)에서 불과 1k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이 사우당종택이 바로 김천택의 고향집이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561호로 지정된 사우당종택은 조선 개국공신 김용초(金用超)를 모시는 종택이며, 수륜리 윤동마을에 입향한 사우당 김관석(金關石)의 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사봉 김천택은 사우당 김관석의 손자이자 부호군(副護軍) 김담로(金聃老)의 아들이다.

이 돌배나무는 윤동마을의 장자골이나 뒷골로 오르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돌배나무와 사봉 김천택의 전설은 전설이 아니라 거의 사실인 것으로 여겨진다. 

사봉 김천택은 한강(寒岡) 정구(鄭逑)의 제자로 1585년 사마시(司馬試)에 올라 학업에 전념하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義兵)들을 모았다.

곧바로 화왕산(火旺山)으로 달려가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4년 동안 활약했으니, 충(忠)과 효(孝)와 인(仁)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야산(伽倻山) 동편 중턱 첫 동네인 성주군 가천면 법전리 모래재 마을에는 사봉정(沙峯亭)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사봉 김천택이 도(道)를 강(講)하고 학문(學問)을 논하던 곳이다.

그리고 사우당 종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덕천서원(德泉書院)이 있다.

1794년(정조 18) 지방 유림의 공의로 김관석(金關石)·김천택(金天澤)·김주(金輳)·김즙(金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였으며, 김관석을 주벽으로 4인의 위패를 모셨다.

김천택은 화양산성에서 임종 시, “부모를 끝까지 부양하지 못하고, 적을 소탕하지 못하고, 자식을 성취시키지 못한 것이 세 가지 큰 한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비록 김천택은 돌아오지 못하고 전사했지만, 그가 심은 돌배나무는 지금까지 굳건하고 당당하게 서 있다.

<성주 수륜리 돌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1-42
·보호수 지정 일자 2001. 12. 20.
·나무 종류 돌배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17m
·둘레 3m
·소재지 성주군 수륜면 수륜리 산65-6
·위도 35.832036 , 경도 128.211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