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센톤' 하다온 PWS Pub Brawl 마지막 장식
"팬들이 있어 PWS와 프로레슬러 하다온이 있다"

하다온(왼쪽)은 지난 2020년 목부상으로 인해 한차례 은퇴를 선언했다.[사진=이무현 기자]

【뉴스퀘스트=이무현 기자】 눈물만큼 진심을 표현하는 강렬한 수단도 없을 것이다. ‘미스터 센톤’ 하다온(31)에게 지난 1일은 그런 날이었다. 

프로레슬링 소사이어티(PWS)의 노상 프로레슬링 대회 Pub Brawl이 지난 1일 용산구 레빗홀에서 개최됐다. 

Pub Brawl은 주점이나 펍 등에서 진행되는 프로레슬링 이벤트다. 국내 프로레슬링이 쇠퇴의 길을 걷게 되며 설 수 있는 무대가 한정되다 보니, 젊은 프로레슬러들이 새롭게 찾은 하나의 돌파구다. 

이날 경기가 열렸던 레빗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중들이 자리해 프로레슬링을 즐겼다. 거대한 링 대신 작은 매트 두 장이 경기장의 전부였지만, 선수들의 기술 하나하나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이러한 관객들의 열렬한 응원에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은 경기로 보답했다. 경기장을 가득 울리는 타격음에 엘보 스매시와 킥으로 서로를 공격하는가 하면, 순간 탄성이 나올 정도의 강한 슬램 기술도 서슴지 않았다. 

메인 이벤트에는 하다온과 김미르, 시호, 최두억의 페이탈 4웨이(4자간 경기)가 펼쳐졌다.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하다온이었다. 

하다온은 사모안 드롭, 러닝 센톤, 저먼 수플렉스 등 몸을 사리지 않는 경기 끝에 시호에게 데스 벨리 드라이버를 성공하며 승리했다.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이크를 잡은 하다온은 이내 눈물을 보였다. 

하다온은 “나는 시호 선수처럼 영어를 잘하지도, 언변이 좋지도 못하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내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2년 전 목발을 짚을 정도로 심각한 목 부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그러던 중 범솔과 시호의 권유로 PWS에서 다시 레슬링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다온은 지난 2012년 PWF의 훈련생으로 프로레슬링에 입문했다. 과거 군 복무 중에도 대회 일정에 맞춰 휴가에 나왔던 그의 ‘프로레슬링 사랑'은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하다온은 “학교에 다닐 때부터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까지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스쿼트와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새벽에 업무가 끝나 운동을 못할 때면 현장에서 흙먼지를 마시며 운동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멈추지 않는 눈물에 하다온은 끝내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다온은 “오늘 열심히 경기해준 선수들과 참가하지 못한 선수들 모두 한국 프로레슬링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오늘 자리해주신 팬 분들이 계셔 PWS와 프로레슬러 하다온이 있을 수 있다. 프로레슬링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둔다고 해석된다. 

‘국민 스포츠’였던 과거의 영광을 잃은 국내 프로레슬링은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있어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프로레슬러의 길을 묵묵히 걷고있는 하다온은 오는 15일 다시 한번 링이 아닌 ‘매트’에서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PWS는 15일 용산구 스튜디오 해방촌에서 Pub Brawl 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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