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전기차로 저렴한 이용료, 699위안으로 8일동안 이용가능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공유 경제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성 및 술친구, 더 나아가 배우자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끔찍한 농담이 4차 산업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면 더 이상 구구한 설명은 필요 없다.

이런 나라에서 차량 공유(카 쉐어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미래 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베이징 외곽의 주택가에 주차돼 있는 고펀의 공유 자동차들. 전국 80여 개 지역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이 시장에서의 단연 선두주자는 누가 뭐래도 국영 자동차 회사인 서우치(首汽)가 투자해 설립한 고펀(Gofun)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2015년에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업계의 기린아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우선 손꼽힌다.

또 서우치 외에도 다중(大衆)을 비롯한 다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투자를 한 사실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업체들이 투자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언제라도 시장이 뛰어드는 것이 가능하도록 치밀한 고펀을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고펀은 2022년 1분기를 기준으로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80여 개 도시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스펙도 상당히 좋다. 앱을 활용하는 활성 회원 수가 무려 300만 명 전후를 헤아린다.

이브이카드(EVCARD)나 모판(摩范) 등의 경쟁업체들이 도저히 넘보기 어려운, 시쳇말로 넘사벽 수준을 자랑한다. 거의 10배 가까이나 차이가 난다. 영업에 투입하는 차량들이 거의 100% 전기자동차라는 사실 역시 고펀이 자랑하는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공격적 경영 역시 두드러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매년 10월 1일의 국경절과 추석이 겹치는 10월 1~8일에 대폭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때는 전국 각 지역에 배치돼 있는 평균 1000여 대 전후의 차량들이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바쁘다. 하기야 고객 입장에서는 총 8일 동안 단돈 699 위안(元. 13만4000 원)의 금액으로 무한정 차량을 이용할 수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고객 확보를 위해 상하이(上海)사 중심부에서 할인 판촉 행사를 하는고펀의 자동차들. 미래가 밝다고 봐도 좋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

고객들이 고펀의 공유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공유 자전거의 이용 원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우선 사용자는 개인 휴대폰에 고펀의 앱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이어 운전면허증을 등록한 다음 약 2000 위안 전후의 보증금을 내고 고펀의 회원으로 가입한다.

이후에는 모바일 앱으로 자신 주변의 고펀 공유 자동차를 검색한다. 당연히 가장 가까운 곳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를 찾아야 한다.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은 앱 상에서 위치 확인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는 가장 가까운 장소에 주차된 차량을 간편하게 찾을 수도 있다.

차량을 찾은 다음에는 QR 코드 스캔을 통해 자동차의 잠긴 문을 열고 운전을 시작한다. 운전이 끝나면 전용 주차장에 다시 차를 세워두기만 하면 된다. 지불 금액은 이용 시간과 거리에 따라 분 단위 및 킬로미터(㎞) 단위로 산정한다. 대충 킬로미터 당 평균 1 위안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자신이 고펀의 마니아라고 자평하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30대 젊은 직장인인 쉬즈화(徐志華) 씨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자가용을 구입할 능력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그런 큰 돈을 굳이 자동차 구입에 쓰고 싶지는 않다. 다른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다. 다행히도 광저우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는 고펀의 공유 자동차들이 널려 있다. 고펀의 시스템은 지방에 출장을 가더라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잘 구축돼 있다. 정말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쉬 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고펀은 전국구 공유 자동차 회사로 전혀 손색이 없다.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이 바로 나올 수 있다. 게다가 공유 자동차 사업은 미래의 대표적 블루오션 사업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이 단정은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자기 자동차가 없는 중국 내 이른바 ‘우처유번쭈(無車有本族)’의 수에서도 분명히 증명이 된다. 무려 2억 명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고펀의 잠재 고객층이 최소한 1억 명 전후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은 가볍게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의 차량 총 사용 시간 중에서 차지하는 주차 상태의 비중이 무려 95% 이른다는 사실 역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처유번쭈’들과 비슷한 규모의 잠재 고객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렌탈 전문 기업들과 함께 베이지(北汽. 베이징자동차), 상치(上汽. 상하이자동차) 등의 전통적 완성차 메이커들까지 고펀의 독식을 방관하지 않겠다면서 시장을 넘보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물론 아직 고펀이 성공을 위해 넘어가야 할 길은 험난하다. 무엇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크게 높지 않은 데다 블루오션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지면서 너도 나도 가세한 탓에 무려 7000여 개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부동의 1위라는 사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될 수 있다.

산업 자체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작다는 사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고펀의 매출액도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약 10억 위안 남짓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 늘려야 할 필요성은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

순익을 달성하지 못하는 현실 역시 고펀으로서는 부담이라고 해야 한다. 고펀의 경영진들이 2∼3년 내에 어떻게든 흑자 전환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걸림돌을 극복할 경우 탄탄대로가 보장된다. 현재로서는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힘이 실린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예상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고펀은 미국 나스닥은 몰라도 중국이나 홍콩 증시로 바로 달려갈 수 있다.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언제인가는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고펀이 공유 자동차 시장의 압도적 1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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