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4% 이상, 실업률 4% 이하면 경기침체
도이체방크도 이미 같은 내용의 보고서 제출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침체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경기 불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후 뉴스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장관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한 방송에 출연,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이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경기불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버드 총장을 지낸 서머스는 이날 NBC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그러나 경제학에서 불가피한 것도, 확신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레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내년 미국의 경제침체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출신의 경제학자인 그는 높은 실업률과 낮은 실업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Wikipedia]

“미국의 현실로 볼 때 경기불황은 피할 수 없어”

서머스는 진행자 척 토드(Chuck Todd)와 대화하면서 "고통스러운 사실은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4%를 넘고 실업률이 4%를 밑돌았을 때 2년 안에 경기 침체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75년간의 역사에서 볼 때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면 경기 침체기 진입 직전 상태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4%를 훨씬 넘는 7.9%에 달했고, 실업률은 4%보다 적은 3.6%를 기록했다.

서머스는 “미국이 내년도에 경기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은 80%가량이다”라고 예상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서머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최근 기준 금리 인상 시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매우, 매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연준이 특별히 능숙하고 운이 좋다면 미국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아마도 우리는 운이 좋을 것이고 상품 가격과 다른 병목현상이 충분히 빠르게 조정되어 경기 침체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머스 장관은 또 미국은 전략적인 보유 석유 방출과 관세 인하를 포함한 선택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 7.9%, 실업률 3.6% 

한때 ‘하버드의 천재’라는 별명을 갖기도 한 서머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활동을 자주 비판해 왔고,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작년 초에만 해도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해 왔다.

서머스는 이날 방송에서 “미국은 그동안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현 바이든 정부를 꼬집었다.

그는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너무 느려서, 따라서 적자와 통화정책 측면에서 오늘날 적정 금액보다 더 많은 수요를 경제에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독일의 중앙은행 도이체방크는 세계 주요 국책은행 가운데는 처음으로 미국 경제가 2023년 말 이전에 경기 침체에 빠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은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향후 2년 이내에 경기 침체 진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컨퍼러스 보드(Conference Board)는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0년 4분기에 7%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1.7%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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