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 채웠던 저임금 사업장 큰 타격… 요식, 의료, 건설 현장 등
출산율은 점점 하락, 그리고 코로나 대유행 또한 걸림돌
구인 대란, 인플레이션과 함께 큰 걸림돌로 작용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은 현재 최근 노동력 부족이라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국만 호황을 구가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른다.

경제가 나아진 것이 아니다. 일자리는 그대로인데 취업 인구가 부족하다.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구인 대란은 국가 경제에도 커다란 악영향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경제와 산업을 지탱하는 저임금 사업장은 주로 이민자들의 몫이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불법 이민자에 대해 눈을 감아온 것도 필요성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규제 정책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 1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 , 특히 요식업, 의료, 그리고 건설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 Wikipedia]

전통적으로 이민자로 채웠던 의료와 요식업 타격 심각해

미국의 구인난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미국 경제의 심한 타격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이유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규제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고, 그나마 남아 있는 근로자들은 거의 기록적인 속도로 퇴사하고 있다.

노동력 경색의 한 가지 이유는 미국으로의 이민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고용 시장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변화이다.

더구나 코로나19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아무런 대책 없이 얼어붙고 있어 경제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더구나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민규제 정책을 되돌리는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구인 대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10일(이하 현지시간) CBS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기준으로 볼 때 미국으로 이민자 수는 2016년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민자는 매년 100만명 수준으로 들어와.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규제 정책으로 이민자가 급격히 감소한 결과다.

2016년에 비해 반으로 줄어… 트럼프의 이민규제 정책 때문

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매년 약 100만 명의 이민자들이 들어왔다. 미국 경제를 원활히 돌게 하는 주요 동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동안 주춤했던 그 숫자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세가 급상승하면서 이민자 수는 더 줄어들었다. 인구조사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에 들어온 이민자 규모는 24만7000명으로 더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들어온 이민자 수 47만7000명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그러나 이민자가 줄기 시작한 것은 훨씬 앞선 2017년부터다. 그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미국 근로자들을 보호하겠다면서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JP모건 펀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러한 감소는 더 엄격한 이민 정책으로 합법적 이민을 줄이고 코로나19 대유행이 닥치면서 모국으로 돌아간 해외 근로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노동자 수 200만명

최근 연간 기준으로 이민자가 20여만명으로 크게 줄어들자 미국 산업현장에서 채워야 할 일자리는 5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일손 부족으로 고스란히 미국 경제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기업들이 필요한데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인력은 475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저임금 사업장이 몰려 있는 접객 및 외식업계, 교육 및 의료서비스 분야, 전문직 분야, 건설업계의 구인대란이 심각한 것은 이민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과 직결된다. 이들 분야가 이민 온 해외 근로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들은 특히 의료 분야에서 중요하다. 윌리엄스 칼리지 경제학자 타라 왓슨(Tara Watson) 교수가 공동 집필한 연구에 따르면 간호사 5명 중 1명, 조무사 4명 중 1명, 그리고 가정부와 정원사의 경우 2명 중 거의 1명은 이민자다.

지난 해는 미국이 건국된 이후 가장 느린 인구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원인은 이민 감소이다. 저조한 출산율도 이민 인구 증가의 주요 원동력이 될 정도로 수년 동안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민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비자나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지만 미국 이민 시스템 작동이 느린 것을 감안하면 빠르게 역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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