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국민의당 대표)의 '오월동주'가 끝을 맺는 것일까.

최근 윤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내각 인선 내용을 발표한 가운데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배제되면서 양측이 대선 기간 합의한 공동정부가 사실상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최근 차기 국무총리 및 비서실장, 국무위원 내정자를 발표했지만 안 위원장 측 인사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14일 발표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사에도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차기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각각 지명했다.

이 둘도 모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내각 인선 발표 후 "추천은 여러 분들로부터, 많은 분들로부터 전부 추천을 다 받았고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면서 "그리고 추천받은 분들과 또 우리나라의 인재풀에서 저희가 잘 찾아서 서로 비교하고 이렇게 해서 장관 후보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기자의 '전날 안 위원장과 독대에서 인선 관련해서 사전에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저는 좀 이해가 안 됩니다마는 제가 추천을 받았다"며 "그리고 또 이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고 거기에 대해서 무슨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이에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의 '윤석열 정부 내각 인선에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안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양측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특히 안 위원장이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인수위에 결근하면서 양측의 결별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의 일정 취소는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대한 공개적 불만이라는 것이 공통적 판단이다.

실제로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인수위 활동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안 위원장이) 오전 일정을 취소한 건 저희가 인수위 쪽에 확인했는데, 당선인이 보고를 받았는지는 모르겠다"며 "일정에 관해 입장 내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다만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안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 아직까지는"이라며 "제가 어제하고 지금까지는 연락을 못 드렸다"고 말해 사실상 둘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음을 시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인사 문제는 사실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국정의 공동운영이라는 원칙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다는 현실을 이해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안 위원장 패싱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이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윤 당선인이 고용부와 농림부 장관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차기 정부의 모든 장관 인선이 확정됐다.

다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일부는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다음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내정자 명단

▲ 국무총리 한덕수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추경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인철 ▲ 법무부 장관 후보 한동훈 ▲ 외교부 장관 박진 ▲통일부 장관 권영세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 환경부 장관 한화진 ▲ 해양수산부 장관 조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영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창양 ▲ 국토교통부 장관 원희룡 ▲국방부 장관 이종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호 ▲보건복지부 장관 정호영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여성가족부 장관 김현숙 ▲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기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황근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