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해외성매매 실태 조사 보고서 ‘파문’

필리핀 여성들이 ‘한류’에 환상을 갖고 있는 점을 악용해 가학적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한국 남성의 해외 성매매 실태 조사 보고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 가운데 일부는 피임조차 하지 않은 채 10대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즐기는 것으로 드러나 필리핀 현지에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제아동성착취 반대단체인 ECPAT 한국지부(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6년 전에 필리핀 성매매 여성들을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얘기하는 게 있는데 한국 남성들은 피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필리핀 성매매 여성의 피해 실태를 고발했다.

이 대표는 “성매매를 하러 온 한국 남성들은 성병이 옮을까봐 걱정한다. 나름대로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한 게 성경험이 없는 어린 여성을 찾는 것”이라며 “대개 16, 17세의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데 성경험이 없는 여성을 소개해주면 돈을 더 많이 주겠다는 식이다. 현지에서 12세의 어린 아이가 피해를 입은 경우도 봤다”고 주장했다.

‘성병 걱정’을 하는 한국 남성들이 이처럼 피임을 거부함에 따라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가 필리핀 현지의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을 정도다. 약 1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코피노는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하며 제2의 성매매 피해를 입고 있다. 코피노가 또다시 성매매에 유입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매매에 주로 유입되는 아이들은 빈민가 여성으로 이 여성이 두 명, 세 명 아이(코피노)를 낳게 되면 그 아이들 역시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다”면서 “환경이 나아지지 않으니 코피노들이 다시 자연스럽게 성매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탁틴내일은 필리핀 마닐라, 세부, 앙헬레스 지역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과 지원 단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를 토대로 성착취 실태 보고서를 발표해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남성들이 골프 관광을 빙자한 ‘성(섹스) 관광’, 유학생들의 성매매, 일부 필리핀 거주 한인들의 현지처(필리핀 여성) 등으로 성 착취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로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기 때문에 한국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필리핀 여성은 코피노를 출산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성매수 남성의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고 있는 점도 현지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필리핀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어 어학연수가 가능해 인기를 끌면서 10, 20대의 유학생들도 성매수에 나선 것이다. 특히 필리핀 여성들이 ‘한류’에 환상을 갖고 있는 점을 악용해 가학적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성매매 후 돈을 지불하지 않는 등의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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