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확률, “많아야 30% 이내”… 자료들은 혼합된 메시지를 보여
“연착륙은 아니지만 충분히 피할 수 있어”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 “침체에 빠질 확률 많게는 3분의 2”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인플레이션, 채권 수익률 상승,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큰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태세인 가운데 많은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권위 있는 경제학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제러미 시걸 교수를 비롯해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이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골드만삭스는 낙관론을 펼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집착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논평했다.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아직은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비교적 낙관론을 펴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 Wikipedia] 

“위험은 커지고 있지만 속단하기에는 일러”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온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2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골드만 삭스는 “2년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많아야 30%에 불과하다”고 예상하면서 “연착륙을 하기에는 쉽지 않겠지만 침체는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골드만 삭스의 전략가들은 다음과 같은 자료들을 제시했다.

이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코로나19로 인한 성장 둔화와 긴축된 노동시장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9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하이킹 사이클(hiking cycles) 중 하나에 착수하면서 경기 침체의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실제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3월까지 12개월 동안 8.5% 상승했고, 금리 선물(interest-rate futures) 거래자들은 연준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최소 2.25% 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71%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표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시장이 암시하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광범위한 선행 및 동시 시장 지표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시장은 현재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미국의 국채시장 수익률 곡선(커브)가 한차례 역전된 뒤 재차 가팔라지고 있다"며  "미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 격차는 39.28bp로, 지난 1일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로 재차 플러스(+) 격차를 확대하고 있는 등 다른 지표들은 그렇지 않다는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년 만기 채권 수익률(Treasury yield)은 3월 말부터 며칠간 10년 만기 수익률을 웃돌면서 수익률 곡선을 뒤집었다. 커브가 가팔라진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향후 몇 년은 경기 성장세와 인플레이션이 붕괴하지 않으리라고 비교적 확신한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과거보다 경기 우호적인 신호라고 분석하면서도, 10년과 2년물 금리 격차가 최소 40bp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1일까지 채권 커브는 빠르게 평탄화했는데, 이는 시장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경기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최근 10년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은 연준이 지난 수년간 경기 부양을 위해 사들인 방대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만간 줄이겠다고 발표한 영향도 있다. 동시에 2년물 금리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소 덜어내고 있다,어 골드만삭스의 경기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칩 휴헤이 채권 담당 상무도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단기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인지에 대해 일부 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해 골드만삭스의 경기낙관론을 뒷받침했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만약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가 며칠간 계속 40bp대에 머문다면, 그것은 경제에 대한 진정한 자신감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 침체 확률 많아야 30%, 아직은 시기상조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 역전(yield-curve inversion)과 미국의 경기후퇴 사이의 시차는 평균 20개월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그러나 종종 잘못된 신호가 있었다. 높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수익률 곡선은 경기 침체 전에 더 깊이 역전되었고, 수익률 곡선의 다른 부분을 결합하면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ㆍ따라서 현재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현재 20~30%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편 모건 스탠리 전략가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성장은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경기 침체의 위험이 가장 많이 증가한 2023년의 경우 그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하버드 대학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는 한동안 경기 침체의 위험 증가에 대해 경고해 왔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를 보면 앞으로 2년 안에 경기침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인플레이션이 4%를 넘고 실업률이 5%를 밑도는 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3월 실업률은 총 3.6%였다. 서머스는 "따라서 앞으로 2년 안에 침체에 빠질 확률은 절반 이상이며, 3분의 2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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