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예천 은산리 음나무는 은산1리 서사마을 가는 길목의 사과밭 옆에 느티나무와 함께 작은 숲을 이루며 서 있다.

수령 300년의 이 아름드리 음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잡귀의 침입과 전염병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목으로 귀하게 여겨왔다.

마을 사람들은 수령 500년 이상이라고 입을 모으는데, 오래 풍상을 겪어온 노거수답게 큰 가지가 부러지는 등의 이상이 있어 외과 치료를 받았다. 

오월 단오 때가 되면 새끼를 꼬아 그네를 매었다고 한다.

하지만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그네를 매던 큰 가지가 부러진 뒤부터 이곳에서 그네 뛰는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 마을의 한 노인은 “녹음을 품은 음나무 그늘의 시원함과 그네를 뛰면서 느껴지는 바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며 옛 시절을 회상했다.

그늘 면적이 넓어 지금도 마을사람들과 길손들의 시원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음나무로는 보기 드물게 가슴높이 둘레가 무려 5.1m인 노거수로 1972년 8월 9일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은산1리 서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봄철에 보호수 주변으로 논과 과수원을 정리하다 보면 깨진 기왓장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은산장터거리였던 이곳에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포탄이 떨어져 쑥대밭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엄나무가 전쟁 때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 너무 신기하다. 이 나무가 오래오래 마을의 안녕을 지켜 주리라 믿는다” 라고 말했다. 

예천 은산리 음나무 아래에는 독립만세운동비와 공덕비 4기가 함께 있어 눈길을 끈다.

예천군의 독립만세운동은 호명면 원곡리를 시작으로 용문면 금곡리, 은풍면(하리면) 은산리, 풍양면 청곡리와 우망리에서 개최되었으며, 용궁면에서는 안타깝게도 사전에 누설되어 불발되었다.

독립만세운동비는 이 마을 은풍장터에서 벌어진 독립만세 운동을 기념하는 자연석 비이다.

그 옆에 2기의 선정비와 2기의 영세불망기가 나란히 서 있다. 

음나무는 가시 돋친 모습이 위엄 있게 보여 흔히 ‘엄나무’라 부르기도 하며 지역에 따라서는 ‘엉개나무’라고도 한다.

음나무는 물갈퀴가 달린 오리발처럼 생긴 커다란 잎이 특징이다.

옛사람들은 오동나무 잎과 비슷한데 가시가 있다는 뜻으로 자동(刺桐)이라 했다.

다른 이름인 해동목(海桐木) 역시 오동나무 잎을 비유한 이름이다.

음나무는 나무가 가진 여러 효능으로 인해 좋은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피부병과 관절염, 신경통. 그리고 강장작용과 신장기능을 강화해주는 효과가 탁월하며 삼계탕 등 각종 보양 음식에도 들어가는 중요한 약재이다. 

잎이 돋을 때는 두릅보다 좋은 봄나물을 제공하고, 뿌리 또한 해동피라는 약재로 쓰인다.

음나무 꽃은 여름 무밀기에 꿀이 생산되는 소중한 밀원수이다.

특히 예로부터 사악함을 물리치는 벽사(壁邪)의 기능도 해왔다.

가시 돋친 음나무의 가지를 대문이나 문설주에 얼기설기 걸어두면 나무의 날카로운 가시에 옷깃이 걸릴 것을 두려워한 잡귀나 귀신들이 집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여겼다. 

예천 은산리 음나무도 마을의 수호목으로 오래도록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예천 은산리 음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7-5
·보호수 지정 일자 1972. 8. 9.
·나무 종류 음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20m
·둘레 5m
·소재지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184-1
·위도 36.766500, 경도 128.45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