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이른바 ‘플라잉카’의 개발과 이용은 지난 세기 70∼80년대까지는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로 여겨졌다고 해도 좋았다.

그러나 각종 기발한 아이디어가 곧바로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가능한 4차 산업 혁명 시대인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세기 중엽에 직접 그린 설계도로 개념을 정립한 비행기를 발명, 인류에게 항공기의 시대를 열어준 것에서 보듯 바로 목전의 현실이 돼 있다.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전 세계에서 무려 400여 개 가까운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중에는 에어버스, 보잉 등의 항공업계 거물들과 현대자동차, 아우디, 도요타 등의 자동차 업체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신개념 이동 수단인 플라잉카 사업이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미래의 전 세계 하늘 길을 누빌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은 8년 후인 2030년경에 800억 달러 (101조1200억 원) 전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35년에는 정확하게 두 배인 1600억 달러 전후로 커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돈 냄새 맡기로 따질 경우 유대인 못지않은 중국인들이 이 시장을 수수방관한 채 가만히 보고 있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선점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부분이 항공 및 자동차 업계 기업들이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는 단연 광둥(廣東)성 성도(省都) 광저우(廣州)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샤오펑후이톈(小鵬匯天)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이 회사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단연 발군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샤오펑자동차와 광둥성 선전(深圳)시 소재의 우주항공 첨단 기업 후이톈항공항천(航空航天)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확실히 그렇다고 해도 좋다.

샤오펑후이톈은 2020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신생 기업치고는 실적도 상당하다. 우선 6세대 플라잉카 X1과 X2를 개발, 생산한 실적을 꼽아야 한다.

2021년 4월 말 상하이 모터쇼에서 선보인 시제품 트래블러(Traveler) X1 역시 간단치 않다. 스펙이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탓이다.

트래블러 X1은 무엇보다 전 기체의 주요 구조가 탄소섬유로 이뤄져 있다.

비행도 이륙 후 무려 30분 동안이나 할 수 있다. 최대 고도는 1000m, 최대 비행속도는 약 130km/h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크기는 일반 자동차와 비슷해 일반 주차 구역에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 최고의 플라잉카 업체로 손꼽히는 샤오펑후이톈의 광고. 사옥 위에서 플라잉카가 날고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 최고의 플라잉카 업체로 손꼽히는 샤오펑후이톈의 광고. 사옥 위에서 플라잉카가 날고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올해 3월 15일에 네덜란드로 운송돼 공식으로 데뷔한 트래블러 X2도 주목을 요한다. 전체 무게가 560kg으로 승객 2명을 가볍게 태울 수 있다.

최대 하중은 200kg에 이른다.

순수 전력으로 최대 시속 130km, 설계 비행고도 1000m 이하를 운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배터리 최대 수명은 35분에 이른다.

게다가 자율 비행 및 회항, 착륙 등의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비행 안전을 보장하는 낙하산과 다중 센서를 통한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역시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 단점이라면 아직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100% 완벽한 플라잉카가 되려면 이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베이징의 자동차 마니아인 리지룽(李吉龍) 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플라잉카는 수직 이착륙을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기차처럼 충전이 돼야 한다. 하늘뿐 아니라 도로도 달리고 차고에 주차할 수도 있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이런 완벽한 플라잉카는 아직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그러나 샤오펑후이톈의 그동안 성과를 상기할 경우 곧 상용화가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상하이 모터쇼에 전시된 바 있는 샤오펑후이톈의 5세대 플라잉카 뤼 항저. 오는 2024년 완전 상용화될 예정으로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
상하이 모터쇼에 전시된 바 있는 샤오펑후이톈의 5세대 플라잉카 뤼 항저. 오는 2024년 완전 상용화될 예정으로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

실제로 샤오펑후이톈은 늦어도 오는 2024년경에 5세대 플라잉카 뤼항저(旅航者) X2를 완전 상용화해 시중에 내놓을 예정으로 있다.

만약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중국은 플라잉카 상용화 시대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보다 1년여나 앞서서 열게 된다.

미국 등에서는 2025년에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펑후이톈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용화에서만 한발 앞서가는 것이 아니다. 기술력도 상당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2년 4월 말을 기준으로 이미 300여 개 가까운 핵심 기술 특허를 보유한 사실은 이를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여기에 다년간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및 1만 5000회 이상 유인 시험 비행 경험까지 거론할 경우 샤오펑후이톈은 중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플라잉카 업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전체 직원은 700여 명 전후를 헤아리고 있으나 향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90%에 가까운 인력은 항공 및 자동차, 인터넷 등의 3대 분야의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험비행 측정 제어 및 비행 적용 및 안전성, 구조역학, 공업 설계, 임베디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본사인 선전을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센터와 실험실을 두고 있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샤오펑후이톈의 강점은 다양한 분야의 플라잉카 제품 생산에 주력하려 한다는 사실에 있다. 우선 개인을 위한 제품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가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응급 구조, 공중 관광 등의 용도에 필요한 제품들 역시 양산할 예정으로 있다.

다품종, 대량화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샤오펑후이톈은 자금 사정도 넉넉하다.

무엇보다 모기업 중 한곳인 샤오펑자동차의 사정이 아주 좋다. 엔젤 투자자도 많다. 2021년 무려 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A(Series-A) 투자를 유치한 사실을 대표적으로 살펴봐도 좋다. 이는 아시아 저고도 유인비행체 분야에서 올린 최대 단일 자금 조달 기록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각종 정보통신기술(ITC) 연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샤오펑후이톈은 중국 내 유니콘 중 랭킹 13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실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샤오펑후이톈의 야심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상용화가 본격화될 2025년부터 부동의 플라잉카 분야의 1위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만약 진짜 목표가 현실이 될 경우 샤오펑후이톈은 이후 나스닥까지는 몰라도 홍콩 증시에 상장, 일거에 대박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시가총액이 500억 위안(元. 9조5000억 원)에는 이를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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