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 받던 중 7일 별세
4살 때 아역배우로 영화계 데뷔...반세기 넘게 한국영화에 큰 족적 남겨

지난해 10월 2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고 강수연. [연합뉴스]
영화배우 강수연이 7일 오후 3시께 별세했다. 지난해 10월 2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강수연.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영화배우 강수연이 7일 오후 별세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강수연은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영면했다. 향년 55세.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4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한 강수연은 1987년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월드스타이자 문화행정가로, 반세기 넘게 한국영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년), ‘경마장 가는 길’(1991년), ‘그대안의 블루’(1993년) 등은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수작으로 꼽히며 그의 영화 인생과 궤를 함께 해왔다. 또 영화 ‘송어’(2000년)로 도쿄 국제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 MBC 드라마 ‘문희’ 등 안방극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로 활약했다. 

고 강수연이 1987년 9월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귀국 후 서울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강수연이 1987년 9월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귀국 후 서울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녀는 뛰어난 영화행정가로서의 능력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의 태동에 큰 역할을 했으며, 2015~2017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영화제를 이끌기도 했다.

그녀는 문화 관련 일을 하면서도 연기자로 꾸준한 활동으로 이어왔다. 최근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주연을 맡아 촬영을 끝낸 후 후반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이 작품이 그녀의 유고작이 되고 말았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리기를 꿈꾸던 그녀는 이제 영화팬들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별이 되어 영원한 월드스타로 기억될 것이다. 

조문은 8일부터 시작하며, 발인은 11일이다.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았으며, 영화인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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