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예천 청곡리 삼수정 회화나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동래정씨 후손을 돕는 수령 300년의 노거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예천군 풍양면 청곡리에 있는 삼수정(三樹亭)은 고려 말 조선 초의 삼수(三樹) 정귀령(鄭龜齡)이 1430년 무렵에 세운 정자이다.

삼수는 결성현감을 지냈으며 이조 판서에 증직된 인물이다.

삼수정은 낙동강이 굽이도는 연안 마을 등성이에 북향으로 배치되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중건되고, 1636년에 폐하였다가 다시 중건하는 등 몇 차례 중건을 거듭하였다.

1829년에는 경상감사 정기선(鄭基善)이 중건하였고, 그 후 몇 차례 이건(移建) 하였다.

현재의 삼수정 건물은 1909년 옛터에 다시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옛 모습을 비교적 잘 지니고 있으며, 가운데 마루방을 둔 평면형식은 아주 드문 예로 희소가치가 높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동래정씨의 가록(家錄)인 『택지록(宅址錄)』에는 ‘삼수가 벼슬을 그만두고 용궁고을 남쪽 포구안 별곡마을에 터를 잡게 되니 지금의 예천군 풍양면 청곡리였다.

이는 아마도 관직을 떠나 조부를 따라서 안동 구담(九潭)으로 낙향하였다가 별곡에 터를 정하고 살게 되면서 동래정씨 별곡마을 입향조가 된 것이다’ 라고 전한다.

삼수는 옛 집터의 동남쪽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槐)를 심고 거기에 정자를 세워 삼수정(三樹亭)이라 이름하고, 자호(自號)로 삼았다.

회화나무를 집주변에 심은 역사는 멀리 상고시대 주(周)나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주나라가 조정에 세 그루 회화나무를 심어 삼공(三公)의 자리를 정하였다고 한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세 그루 회화나무는 삼공 벼슬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었으니, 자손들이 삼공에 들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심은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이 세 그루 회화나무를 심은 삼수 정귀령의 적덕(積德)은 결과적으로 자손 대에 영화를 누리게 하였다.

정씨 문중에서 말하는 소위 ‘사세칠현(四世七賢)’이 배출되었다.

지금도 삼수정 아래에는 ‘사세칠현 사적비’가 세워져 있다. 

삼수 정귀령이 당시에 심은 세 그루 회화나무 중 한 그루의 후손이 살아남아 지금도 웅장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삼수의 12세손 정재원(鄭在源)이 증언하는 가전(家傳)에 의하면 1636년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삼수정이 무너지고 세 그루 회화나무도 시들어 죽었다고 한다.

그 후 삼수정이 중건되고 난 뒤에 세 그루 중 한 그루에서 움이 돋아나와 성장한 것이 현재에 남아있는 이 웅장한 노거수 회화나무라고 한다.

그 옆에 잘생긴 노송(수령 100~150년) 두 그루가 서 있지만 삼수정의 세 그루 회화나무 이야기와는 관련이 없다.

삼수 정귀령의 후손 병촉재(炳燭齋) 정지집(鄭之鏶:1693~1754)이 삼수정을 읊은 「삼수정원운(三樹亭原韻)」이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낙동강 맑고 넓어 멀리까지 통해 아득한데(洛江淸闊遠通溟) 
우리 선조 여기 지령에 점지 하셨네(我祖於焉點地靈)
자연에서 성정 길러 평소의 조행(操行)을 편안히 하셨고(養得林園安素履)
당시 이름 추천되어 조정을 밟으셨네(薦名昭代躡王庭)
어느 해 마악에 묘소 드려졌을까(何年馬嶽藏衣屨)
높은 산 우러러보며 선조의 정신 생각하네(仰止高山想典型)
어찌해야 선조의 사업을 넓힐 수 있어(安得克恢先祖業) 
세 그루 회화나무 다시 심고 삼수당 현판 새겨두게 될지(重栽三樹揭堂銘). 

예천 청곡리 삼수정 회화나무는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심어진 일종의 수호목으로 지금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예천 청곡리 삼수정 회화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7-19
·보호수 지정 일자 1972. 8. 9.
·나무 종류 회화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17m
·둘레 4m
·소재지 예천군 풍양면 청곡리 798
·위도 36.544890, 경도 128.329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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