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세이고 상대 3분 12초 만에 KO승리
“나스카와 텐신과 경기하고 싶다“

이정현이 동료들과 승리를 자축하고있다.[사진=이무현 기자]

【뉴스퀘스트=이무현 기자】 1라운드 3분 12초. 이정현(20)이 뻗은 주먹에 일본 플라이급 1위 야마모토 세이고가 고목나무 쓰러지듯 고꾸라졌다.

이정현은 지난 14일 굽네 ROAD FC 060에서 야마모토 세이고(27, 한국명 김성오)를 1라운드 3분 12초 만에 이기고 7승 무패 행진 이어갔다. 

이정현은 16세였던 2018년부터 케이지에 올랐다. 프로 데뷔까지 총 10경기의 아마추어 시합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에 데뷔한 이정현은 ‘광폭 질주’를 시작했다. ARC리그와 로드FC 공식 넘버링 대회에서 고동혁, 유재남, 박진우, 조민수, 김영한, 최 세르게이를 연이어 꺾었고, 지난 14일 야마모토 세이고까지 누르며 7연승을 이어갔다. 

이정연은 실력뿐만 아니라 끼로 충만한 선수다. 화려한 랩 실력으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고등래퍼’에도 출연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운동선수는 운동만 한다는 편견을 깨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경기후 이정현은 세이고의 경기복에 있는 태극기와 일장기를 번갈아 가리켰다.[사진=이무현 기자]

이날 경기의 내용보다 더 빛난 건 이정현의 스포츠맨십이었다. 로드FC 플라이급의 간판스타답게 실력과 인성 모두 훌륭했다. 

공식 판정 이후 이정현은 세이고에게 먼저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는 세이고의 경기복에 있는 태극기와 일장기를 카메라를 향해 번갈아 가리켰다. 한일전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악역으로 비춰 진 ‘재일동포’ 세이고를 배려한 행동이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SNS 게시물에 “세이고 형,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함께 주고받은 문자 내용도 공개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공개한 문자에서 이정현은 일본어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기회가 된다면 같이 운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몸조리 잘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세이고 역시 “오늘 감사했습니다. 시합 전에 도발했지만, 저는 당신을 존경하고 싫어하지 않아요. 멋진 파이터에요! 일본에 왔을 때 운동 같이해서 일본을 안내할게요!”라며 “DEEP나 RIZIN에서도 활약했으면 좋겠어!”라고 축하했다.

한편, 이정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에는 자신의 상대가 없다며, 메이웨더 플로웨이와 복싱대결로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한 일본의 천재 격투가 나스카와 텐신과의 경기 의사를 밝혔다. 

이정현은 “조금 더 노력하면 라이진의 텐신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며 “텐신! 자신 있으면 네가 로드로 오던지, 내가 라이진으로 갈게”라고 재치있게 도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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