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봉화 오록리 소나무 두 그루는 마을 입향조가 마을 터를 보(補)하기 위해 조성한 비보림(裨補林) 끝자락에 남아있는 유서 깊은 나무다. 왼쪽부터 봉화 오록리 소나무, 느티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군 오록리에는 마당이 숲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학교가 있다.

물야초등학교다.

정문 곁에는 수령이 220년 정도 된 오록리 느티나무(보호수 지정 번호 11-29-2-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10.29.)가 오록리와 물야초등학교를 지키며 서 있다.

학교 정문 가까이 다가가면 학교 숲의 청량한 공기가 느껴진다.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의 숲은 학교 숲 중에서도 단연 아름답다.

2001년 산림청이 ‘아름다운 학교 숲’으로 지정했다.

소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등이 어우러진 이 숲은 마을의 자랑거리다.

학교, 지자체와 마을 주민이 함께 보호하고 있다.

봉화 오록리 소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소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소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소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물야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전통문화마을’이라는 기념비가 있고 그 곁에는 이 마을 입향조인 노봉(蘆峯) 김정(金, 1670~1737)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풍산김씨(豊山金氏) 김정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학자이며 숙종 22년인 1696년에 이곳 오록리에 정착한 입향조다.

그는 사헌부 감찰을 거쳐 함경도사, 병조정랑, 강원도 강릉부사, 사간원 정언 등을 지냈으며, 특히 영조 때 제주목사를 지내면서 교육문화 부흥 등의 선정을 펼쳐 널리 칭송되었던 인물이다.

아름다운 학교 숲의 풍광과 전통 마을의 분위기를 감상하며 학교 울타리를 돌아 뒤쪽으로 돌아가면 두 그루를 한데 묶어 보호수로 지정한 오록리 소나무를 만난다.

두 그루의 소나무 앞 공터에는 최근에 새로 심은 은행나무 10여 그루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은행나무들로 둘러싸인 작은 숲의 중심을 잡으며 가장 높이 우뚝 솟아오른 소나무 두 그루는 규모와 수령이 서로 다르다.

두 그루 가운데 남쪽에 있는 소나무가 높이 20m 정도로 북쪽에 서 있는 14m 정도의 소나무보다 훨씬 크다.

가슴높이 둘레도 북쪽의 나무가 2.4m 정도인데 남쪽의 나무는 3.7m 정도로 더 굵은 편이다.

얼핏 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남쪽의 소나무는 300년 전쯤에 입향조인 김정이 심은 나무이고 북쪽의 소나무는 그로부터 80년쯤 뒤인 220년 전쯤에 김정의 후손이 심은 나무라고 한다.

두 그루가 모두 살짝 비틀리면서 위로 자라 있다. 

소나무가 서 있는 안쪽 공터에는 ‘인산망곡장지(因山望哭場址)’라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인산(因山)은 국상(國喪)을 당한 뒤의 장례(葬禮)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국장(國葬), 인봉(因封), 국애(國哀), 국휼(國恤)이라고도 한다.

국상을 당한 뒤에 백성들은 국가적인 슬픔을 표시하기 위해 대궐 앞, 서원, 향교에 모여 소리를 내어 슬프게 우는 망곡(望哭)을 했다.

마땅한 장소가 없으면 마을의 적당한 장소를 정해서 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대궐을 향해 엎드려서 망곡을 하는 터를 망곡장이라고 했다.

오록리 인산망곡장지는 풍산김씨(豐山金氏) 오록문중(梧麓門中)이 망곡을 하던 장소다.

김정의 후손인 풍산김씨 오록문중 전통문화보존회에서 이 자리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4년 6월 1일에 기념비를 세웠다. 

봉화 오록리 느티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느티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느티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록리 느티나무.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김정이 처음 마을을 일으키던 때에 풍수를 보완하기 위해 마을 어귀에 비보림으로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남아있지 않는다.

그 숲의 가장자리에 있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나무 두 그루가 바로 오록리 소나무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오록리 소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유서 깊은 나무다.

<봉화 오록리 소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8-31-3
·보호수 지정 일자 2008. 9. 8.
·나무 종류 소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14m
·둘레 2.4m
·소재지 봉화군 물야면 오록리 545-1
·위도 36.980105, 경도 128.737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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