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봉화 오전리 굴참나무는 백두대간의 외씨버선길로 이어지는 생달산 깊은 숲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굴참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봉화 오전리의 거대한 굴참나무 두 그루는 마치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선비처럼 생달산 깊은 숲에 있다. 자태가 우아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크기도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굴참나무들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높이가 25m, 가슴높이 둘레는 4.1m에 이른다. 천연기념물 제288호로 지정된 굴참나무들 가운데 생육 상태가 가장 좋다는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가 500년 수령에 높이 22.5m, 가슴높이 줄기둘레 5.4m 정도다.

오전리 굴참나무는 두 그루 모두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보다 키가 훨씬 크다.

줄기 둘레는 백 년쯤 나이를 더 먹은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가 조금 더 크다.

하지만 오전리 굴참나무 두 그루는 서로 가까이 붙어있어서 오히려 더 거대해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271호로 지정된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가 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2.86m 정도이고, 천연기념물 제96호인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도 높이가 20m에 불과하다.

가슴높이 둘레에서는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가 조금 더 크지만, 나이는 오전리 굴참나무가 백 년쯤 더 많다.

종합적으로 보면 오전리 굴참나무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굴참나무로 알려졌던 천연기념물 굴참나무 세 그루보다 더 큰 나무로 볼 수 있다.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굴참나무라 할 수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의 하나다.

흔히 굴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를 묶어 ‘참나무 육형제’라고 부른다.

사실 ‘참나무’라는 이름은 식물을 분류하는 과(科)의 이름이지, 특정한 나무의 이름이 아니다.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다’라는 말은 그런 의미다.

참나무과의 나무들만큼 우리 전통문화와 친근한 나무도 없다.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아서 전국의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열매인 도토리는 좋은 먹을거리다. 

오전리 굴참나무를 향해 생달길 소로를 오르다 보면 거의 끝자락에 살림집 몇 채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거기서 다시 비좁은 비탈길을 100m쯤 올라가야 굴참나무를 만날 수 있다.

주변의 숲이 우거져서 나무 바로 앞까지 가야 굴참나무를 찾을 수 있다.

길이 좁고 공간이 충분치 않아서 나무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보기 어렵다는 게 안타깝다.

봉화 오전리의 ‘생달길’은 자동차로 오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좁고 구불거리는 길이다.

걸어서 오르면 숲의 청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외씨버선길’로 이어진다.

외씨버선길은 백두대간을 잇는 길이다.

길 끝에는 상운사라는 작은 절집이 있고, 절집 뒤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오르면 소백산자락길로 이어진다.

소백산자락길을 따라 한참 걸어가면 영주의 천년고찰 부석사에 이른다.

봉화 생달길 깊은 숲속에 있는 굴참나무 두 그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껴왔던 굴참나무의 참모습을 간직한 아름답고 소중한 나무다.

<봉화 오전리 굴참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9-21-02
·보호수 지정 일자 2009. 12. 12.
·나무 종류 굴참나무 두 그루
·나이 400년
·나무 높이 25m
·둘레 4.1m
·소재지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1256
·위도 37.021881, 경도 128.716472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