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울진읍 인근의 주민들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낮은 산으로 삼봉산이 있다.

등산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라고 해도 될 낮은 산인 데다, 지역 주민을 위한 근린 휴식공원으로 지자체에서 산책로를 적극적으로 정비한 산책 코스다.

고성리로 이어지는 삼봉산 북쪽 산책로 끝자락에서 가원동으로 갈라지는 오솔길 언덕마루에는 산책 나온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운동 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 중심에 한 그루의 아름다운 소나무가 서 있다.

특별히 작은 정자라든가 운동 시설이 아니라 해도 자연스레 걸음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며 바라보게 되는 근사한 이 나무는 지난 2016년에 보호수 2016-01호로 지정한 울진 고성리 소나무다.

울진 고성리 소나무는 나무 나이가 300년쯤 됐고, 나무 높이 15m, 가슴높이 줄기가 3m쯤 되었다.

굵은 줄기가 약간 비스듬하기는 해도 구불거리지 않고 곧게 솟아올랐고, 3m쯤 높이에서 사방으로 가지를 넓게 펼친 아름다운 수형을 갖췄다.

소나무가 주요 수종을 이루는 삼봉산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일 뿐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 할 수 있다.

굵은 가지 하나가 부러져 외과수술로 충전한 흔적이 세 곳에 뚜렷이 드러나지만, 그밖에는 부러지거나 썩어서 생기는 동공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생육 상태는 무척 건강한 편이다.

무성하게 뻗어 나온 가지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사방으로 펼쳤는데, 특이하게 여러 가지가 서로 만나면서 곳곳에서 연리지 현상을 일으켰다.

울진 고성리(古城里)에는 가원 구만 청고동 고파미 등의 자연마을이 있으며, 울진장씨(蔚珍張氏)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울진장씨 선조가 남긴 자취로는 월계서원(月溪書院)이 있다.

월계서원은 울진장씨의 관시조(貫始祖)인 장말익(張末翼:?~?)과 장말익의 8세손인 장양수(張良守:?~?)를 배향하는 서원으로, 해마다 10월 정일(丁日)에 향사를 올린다.

장말익은 고려 전기인 정종 때에 문과에 급제하여 호부상서(戶部尙書)를 거쳐 문하시중평장사상주국(門下侍中平章事上柱國)을 지냈으며, 울진부원군(蔚珍府院君)을 지냈다.

특히 울진부원군을 지낼 때 청렴결백한 행정으로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

또 삭방도(朔方道, 지금의 강원도)에 안렴사(按廉使)로 있을 때 울진 죽변면 화성리에 있던 읍성을 넓히고 성벽을 높이 쌓아 살림살이의 편의를 보살핀 것으로도 칭송이 자자했다.

월계서원은 조선 후기 철종 13년인 1862년에 사액을 받았던 규모가 큰 서원이었지만,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

일제 강점기인 1925년에 세덕사(世德祠)로 복원했다가 해방 뒤에 월계서원으로 옛 이름을 되찾았다.

고성리에 살림터를 일군 울진장씨와 관련한 대표적 유적이다.

월계서원 경내에 1998년 건립한 국보각(國寶閣)에는 국보 제181호인 ‘장양수 급제패지(張良守及第牌旨)’가 보관되어 있다.

장양수 급제패지는 현존하는 패지(牌旨; 위임장 등의 공식문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귀중한 고려 과거제도 연구 자료다.

울진 고성리 소나무는 고성리 삼봉산 중턱에 우뚝 서서 마을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면서 역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정자나무다.

<울진 고성리 소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2016-01
·보호수 지정 일자 2016. 2. 16.
·나무 종류 소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15m
·둘레 2.8m
·소재지 울진군 울진읍 고성리 산 61-3
·위도 37.005647, 경도 129.38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