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강송으로 이 숲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소중한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시림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을 먼저 꼽을 수 있다.

보호수 16-2호인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는 이 숲을 대표하는 나무다.

숲 입구의 관리사무소 곁에 서 있는 이 나무는 500년을 훌쩍 넘은 나무로 흔히 ‘오백 년 소나무’로 불린다.

높이가 25m나 되고, 가슴높이 둘레는 3m를 넘는 매우 큰 금강소나무다.

이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의 역사를 보여주는 나무이기도 하다.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자연적인 천이 과정을 거친 숲이 아니라 조선시대에 정책적으로 보호한 대표적인 숲이다.

그 뚜렷한 증거가 소광리 자연석에 새겨진 ‘황장봉계표석(黃腸封界標石)’이다.

소광리 소광천과 대광천 계곡의 장군터 인근에서 발견된 이 표석은 1994년 9월에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300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황장봉계표석에는 “황장목의 봉계 지역을 생달현(生達峴) 안일왕산(安一王山) 대리(大里) 당성(堂城), 네 지역으로 하고, 이 지역을 명길(命吉)이라는 산지기로 하여금 관리하게 하였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에서의 황장목은 금강소나무의 다른 이름으로, 나무 안쪽의 속살에 누런빛이 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황장봉표는 대개 조선 숙종 대에 황장봉산을 지정하면서 설치한 것으로, 원주 영월 인제 등에서도 발견됐지만 소광리 황장봉계표석이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곳은 금강소나무 숲의 원형이 사라졌다. 

황장봉산을 지정하고 소나무를 보호한 조선시대에 조정에서는 민가에서 땔감으로 나무가 필요하면 소나무 대신 신갈나무나 상수리나무와 같은 참나무 종류의 나무를 베어내라고 권하기까지 했다.

숲의 자연스러운 천이를 거쳤다면 결코 소나무 숲이 남을 수 없었지만, 이 같은 정책적 보호를 거쳐 우리나라의 숲에는 유난히 소나무가 많이 남게 됐다.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이 지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나무 숲으로 남게 된 것도 이같은 역사적 근거에서 비롯됐다.

황장목으로 더 많이 불리던 금강소나무는 왕실의 건축재는 물론이고 왕실의 관곽재로 많이 이용했다.

또한 선재(船材)나 가구재(家具材)로도 사용했다. 국가의 주요 임산 자원이었기에 국가가 철저히 관리했던 것이다.

황장봉산으로 지정된 지 오백 년이 지난 지금도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산림청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금강소나무 군락지로 남았다.

금강소나무 외에 다양한 식생이 건강하게 어울려 자라는 숲에 금강소나무만도 약 160만여 그루가 성장하고 있다.

현재 탐방로로 개방하는 구간은 모두 여섯 곳이 있는데, 어느 숲길을 걷는다고 해도 곳곳에서 우람하게 솟아오른 금강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이 숲길을 걷는 게 유난히 더 좋은 건 우리나라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옛길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바로 십이령옛길과 같은 보부상길이다.

울진의 해안에서 내륙의 봉화 지역으로 연결되는 십이령 옛길은 보부상들의 애환이 어린 험한 산길로, 오래전에 이 지역의 보부상들은 지게에 짐을 메고 백삼십리나 되는 열두 고갯길을 넘었다고 한다.

개방 구간 중 3구간으로 불리는 길이다.

울진 여행의 백미라 하겠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오백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아남은 이 숲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인공의 숲이라 해도 영원히 후대에까지 물려주어야 할 아름답고도 귀중한 숲이다.

숲의 역사를 상징하며 서 있는 ‘오백 년 소나무’ 역시 오래도록 보존해야 할 매우 소중한 나무다.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6-2
·보호수 지정 일자 1995. 3. 20.
·나무 종류 금강소나무
·나이 536년
·나무 높이 25m
·둘레 3.2m
·소재지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152
·위도 36.970998, 경도 129.2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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