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울진 신화리 굴참나무는 사람의 두뇌를 총명하게 하는 도토리를 맺는다는 마을 사람들의 믿음과 함께 350년을 살아온 마을 수호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울진군 북면 신화리는 예부터 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온 고장이다.

1520년 무렵에 의령여씨(宜寧余氏)가 들어와 살았는데, 1630년경에 담양전씨(潭陽田氏) 전호선(田鎬瑄)이라는 선비가 마을에 들어와 함께 살았다.

그 후 전 씨들이 많이 살게 되었다.

새로 개척한 마을이라 해서 ‘새마을’이라고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신화리(新花里)가 됐다.

여전히 담양전씨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울진장씨(蔚珍張氏)와 김해김씨(金海金氏) 신안주씨(新安朱氏)도 함께 산다.

신화1리에 속하는 이 마을은 지금도 ‘새마을’의 다른 표현인 ‘새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신화리에는 높이가 30m나 되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다. 굴참나무다.

이 자리에 전 씨 선조들이 보금자리 터를 닦은 뒤로 지난 350년 동안 이 굴참나무에서 열리는 도토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한 먹을거리가 되었다.

특히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의 도토리는 두뇌를 명석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믿으며, 나무와 그 열매인 도토리를 소중하게 다뤄왔다.

이 마을에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 많이 나온 건 모두 이 굴참나무의 도토리 덕분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믿고 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마을 뒷동산에 서 있는 울진 신화리 굴참나무는 곁에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진 상태로 햇빛 경쟁에 나선 탓에 나뭇가지를 옆으로 넓게 펼치기보다는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나무의 가슴높이 둘레는 4m가 채 되지 않음에도 높이가 30m까지 자란 까닭이다.

굴참나무뿐 아니라, 상수리나무를 비롯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가 맺는 열매를 모두 도토리라고 부른다.

도토리는 예로부터 구황식물로 이용되었다.

주로 묵으로 쑤어 먹는다. 이들 도토리는 생김새에서 서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 가운데 굴참나무 도토리는 상수리나무 도토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마을에는 지금 살림집으로 이용되는 구장정사(龜藏精舍)라는 고택이 남아있는데, 이 고택의 처음 이름은 구장사(龜藏祠)였다. 구장사는 처음에 우와(愚窩) 전구원(田九畹:1615~1691)과 만은(晩隱) 전선(田銑:?~?)을 모시는 서원으로 건립됐다.

그러나 1868년에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된 뒤, 유허비(遺墟碑)를 세워 제사만 지내오다가 나중에 복원하여 지금은 살림집으로 이용하고 있다.

구장정사는 울진 지역의 지역 특성이 잘 나타난 온돌중심형 와가 까치구멍집으로 17세기 중반 울진 지역 학풍의 전통을 이해할 수 있는 장소로 인정돼 2012년에 울진군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했다.

그밖에도 전씨 일가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하는데, 조선 후기에 전경숙(田慶淑)이라는 사람이 아들을 낳았을 때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전경숙의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일어나서 말을 할 정도로 총명한 데다 힘이 장사였다.

조정에서 이 같은 장사의 존재를 알게 되면 필경 집안과 마을에 해가 될까 싶었던 전경숙은 빨래 돌과 콩 3가마를 갓난아기의 등에 올려서 눌러 죽였다. 그 순간 하늘에서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쏟아지더니 청룡(靑龍)이 내려와 크게 울고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마을에는 그때 청룡이 내려왔던 자리에 청룡의 발자국이 남아있어서 이 자리를 청룡거리라 부른다고 한다.

울진 신화리 굴참나무는 담양전씨 일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을 배출한 신화리 지역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온 마을의 상징목이다.

<울진 신화리 굴참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33-3-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굴참나무
·나이 350년
·나무 높이 30m
·둘레 3.8m
·소재지 울진군 북면 신화리 산11-1
·위도 37.082830, 경도 129.37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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