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매화면 신흥리는 경주김씨(慶州金氏)가 개척하였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효자 이가동(李佳東)의 효자각이 있다.

이가동은 아버지 이대인(李大仁)이 병들었을 때 빙어(氷魚)와 설순(雪笋)을 어렵게 구하여 약으로 사용하였고, 한겨울에 산딸기를 구하여 부모에게 올려 효험을 보았다고 한다.

또한,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는 묘 옆에 여막을 짓고 3년간 피눈물을 흘리면서 묘를 지켰다고 한다.

이가동의 효성이 알려져 1666년(현종 7) 8월에 정려되었으며, 1748년(영조 24)에 비석을 건립하였다.

그 뒤 비석이 길옆으로 기울어졌는데 1818년 11월 28일 후손인 이봉남(李逢南)·이석대(李碩大)·이응동(李應東)·이맹필(李孟弼)·이탈삼(李脫三) 등이 이가동 효자비를 다시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1980년대 말까지 보호수 앞에 마을의 당제사를 지냈는데, 제관들은 목욕재계하고 제물을 정성스럽게 장만하여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마을 뒤편에는 울진군이 운영하는 풍력발전소가 있다.

신흥리 마을사람들은 예로부터 보호수 느티나무에서 싹 트는 모습을 보고 모내기 순서를 결정했다고 한다.

느티나무의 잎이 아래서부터 위로 천천히 피어오르면 천수답부터 모내기해야 하고,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피어나면 늘 습기가 차 있는 습답(濕畓)부터 모내기하며, 순서를 따지기 어려울 만큼 나뭇가지 전체에서 동시에 잎이 피어나면 모내기도 한꺼번에 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나무의 생육 상태를 보고 기상 조건을 관측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를테면 남부지방의 농촌 마을마다 한 그루씩 심어 키우는 이팝나무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다.

크고 오래된 이팝나무가 있는 마을에서는 이팝나무에 꽃이 한꺼번에 잘 피어나면 그해 농사에 풍년이 들 것이고, 이팝나무 꽃이 성글게 피어나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오랜 경험에 의한 결과이지만, 여기에도 과학이 담겨 있다.

이팝나무의 꽃은 느티나무의 잎이 무성해지는 시기인 모내기철에 피어나는데, 이때 공기 중의 습도가 충분하고 햇볕도 좋아야 모가 뿌리를 잘 내릴 것이다.

모가 뿌리를 잘 내리면 풍년이 들 확률이 높다.

울진 신흥리에서 느티나무의 잎 틔우는 순서를 바라보며 농사를 지었다는 이야기처럼 우리 선조들은 굳이 농사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도 느티나무의 잎 틔우는 모습에 주목해왔다.

느티나무라는 이름의 유래에도 여러 설이 있는데, 그중에 느티나무의 잎이 다른 나무들보다 늦게 틘다 해서 ‘늦틔나무’라고 부르다 ‘느티나무’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울진 신흥리 느티나무는 지난 300년 동안 마을 뒷동산 산길에 서서 마을 농사를 지켜온 수호목이자, 마을 농부들의 기상대 노릇을 한 나무다.

나무 높이는 23m나 되고, 가슴높이 둘레는 6m 가까이에 이를 정도로 큰 나무다.

나무는 농부들의 농사를 관장하며 마을의 풍년을 지켜주는 소중한 나무로 살아남았다.

<울진 신흥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33-6-2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23m
·둘레 5.7m
·소재지 울진군 매화면 신흥리 833-1
·위도 36.877446, 경도 129.385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