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울릉 도동리 향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보호수 11-74호인 울릉 도동리 향나무는 도동 항구 여객선 터미널에서도 바라다보이는 산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울릉도의 첫인상으로 강렬하게 남는 나무다.

울릉 도동리 향나무는 무려 2천 년이라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긴 세월을 살아왔다.

우리나라에 살아있는 모든 종류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나무다.

항간에서는 이 향나무의 나이를 5,0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지만, 보호수 기록을 비롯한 대개의 기록에는 2,000년 정도로 나무의 나이를 추정한다.

물론 이처럼 노거수의 식물학적 나이는 측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심지어 불가능한 경우가 더 많다. 나이테만으로도 알 수가 없다.

나이테가 새겨지는 목질 안쪽인 심재 부분은 잘 썩는다.

오래된 안쪽의 나이테 부분부터 서서히 썩어 사라지기 때문에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는 남지 않고 결국 수령의 정확한 측량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같은 종류의 나무가 비슷한 생육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는지를 견주어 추측하는 수밖에 없다.

나무를 심은 때의 기록이 있다면 가장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있지만, 기록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울릉 도동리 향나무의 경우 당연히 기록이 없다.

울릉 도동리 향나무의 나이를 놓고, 2000년에서 5000년까지 다양한 측정값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략 2000년의 나이를 가진 나무로 보는 울릉 도동리 향나무 다음으로 오래된 나무는 1500년의 나이를 가진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를 꼽지만, 역시 정확한 측정치라고 하기는 어렵다.

도동리 향나무는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서 행남봉 쪽으로 가는 길에 나타나는 삼형제봉 끝자락, 낭떠러지 끝에 위치한다.

나무의 생김새보다 먼저 나무가 서 있는 자리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울릉도는 오래전부터 목재로서의 질이 좋은 향나무가 많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 침략자들은 울릉도의 향나무를 마구 베어내 가구재로 활용하는 바람에 많은 향나무가 수난을 당했다.

울릉 도동리 향나무는 그 세월을 모두 견뎌내고 살아남았다.

살아온 세월이 길다보니 나무가 겪어야 했던 위기도 적지 않았다.

1985년에 태풍 브랜다가 울릉도에 몰아닥쳤을 때에도 나무는 생존의 위기를 겪었다.

이때 나무줄기의 상당 부분이 부러졌다.

중심 줄기의 상당 부분이 부러졌을 뿐 아니라, 나뭇가지에도 큰 피해가 있었고, 뿌리까지 드러나는 위험한 상태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울릉 도동리 향나무가 살아남을지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울릉도의 상징이랄 수 있는 이 향나무를 살리기 위해 울릉도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울릉 도동리 향나무 회생 대책위원회까지 결성했다.

나무의 회생을 돕기 위해 땅 위로 드러난 뿌리 부분과 줄기 안쪽의 썩은 부분은 충전재로 메우는 외과수술을 진행했다.

또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하고, 수시로 몰아치는 절벽 위의 바람을 견뎌내도록 가지와 가지를 쇠줄로 연결해 보호했다.

태풍으로 부러진 나뭇가지도 소중하게 잘 보관했다.

이 같은 정성으로 나무는 위기를 잘 넘겨 지금까지 우리나라 향나무를 대표하는 상징목으로 살아남았다. 

울릉도는 오래전부터 향나무가 자생한 섬이다. 울릉 통구미 향나무 자생지를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울릉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를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한 것도 울릉도의 향나무의 자연유산적 가치 때문이다.

심지어 울릉도의 향나무가 맺은 씨앗이 동해의 바닷물을 따라 멀리 울진 앞바다까지 흘러가 울릉도 향나무의 자손을 퍼뜨렸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울진 바닷가 죽변항구에 서 있는 천연기념물 제158호 울진 후정리 향나무가 울진 향나무의 계보를 이어가는 육지의 향나무다.

우리나라의 모든 향나무의 원조 격이라 할 수도 있는 울릉도 향나무를 이 지역 사람들은 ‘울향’이라고 부른다.

또 울릉도에서는 대개의 향나무가 바위틈에서 자란다 해서 ‘석향’이라고 부르며, 향나무 중에서도 가장 질 좋은 향을 가진 최고의 향나무로 꼽는다.

<울릉 도동리 향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74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향나무
·나이 2000년
·나무 높이 4m
·둘레 2m
·소재지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4
·위도 37.484222, 경도 130.909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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