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족과 불충분한 식단으로 연결돼 면역 결핍으로 이어져
암,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 증가시켜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USC)가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상 사건, 직업의 긴장, 그리고 차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야기되는 스트레스가 면역시스템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면역시스템의 노화는 사람들의 암, 심혈관 질환 또는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를 포함하여 연령과 관련해 건강의 차이를 설명하고 가능한 치료 경로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외상, 직업의 긴장, 그리고 차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야기되는 스트레스가 면역시스템의 노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Michigan State University]

면역시스템 노화, 암,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져

이 연구를 이끈 USC 노인학 박사후 연구원인 에릭 클로팩(Eric Klopack)은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나이와 관련된 건강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령과 관련된 면역체계의 변화는 건강 감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연구는 면역 시스템 노화 가속화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는 약화된다. 이는 "면역결핍증(immunosenescence)”으로 알려져 있다. 오래된 백혈구가 과도하게 순환하고 새로운 외부 침입자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상태는 암, 심혈관 질환, 그리고 폐렴의 위험 증가와 함께 백신 효율 저하 및 장기(臟器) 시스템 노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면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 간에 면역체계 노화의 급격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연구팀은 1990년 이후 미국의 노화에 대한 공공 자료인 미시건 대학의 건강 및 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들은 이를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평생 노출과 면역 체계의 활력 저하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스트레스 점수가 더 높은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높은 비율의 오래되고 활력이 없는 백혈구가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스트레스가 면역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스트레스 점수 높은 사람의 백혈구, 오래 닳고 활력 없어

그러나 이 외에도 사회적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형편없는 식단과 운동 부족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클로팩 박사는 "이 연구에서 나쁜 식단과 운동 부족을 제외하면 스트레스와 면역 노화 가속화 사이의 연관성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더 나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부분적으로 이러한 이유들이 면역 노화를 더 가속화한다”고 그는 분석했다.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무증상 인간 바이러스인 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CMV: cytomegalovirus)는 면역 노화를 가속화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성포진(cold sores)이나 대상포진처럼 CMV는 대부분 휴면 상태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특히 높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을 때 때때로 폭발할 수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CMV 양성 반응을 통계적으로 제어하면 스트레스와 가속된 면역 노화 사이의 상관관계가 감소할 수 있다.

CMV 백신 접종은 스트레스의 면역 노화 효과를 줄일 수 있는 간단하고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잇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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