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상승에 수익성 악화... 대출금리 낮추기 어려워
카드사 ·서민 부담 모두 가중될 듯
금감원장, 내주 카드사에 던질 메시지 주목돼

카드업계. [사진=연합뉴스]
카드.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서 카드사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본격적으로 카드업계의 실적이 하향곡선을 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주요 사업인 카드론의 금리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카드론은 ‘서민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만큼 향후 취약계층의 대출 부담도 더 커질 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는 신용등급 AA+ 3년 만기 기준 4.386%를 기록했다.

앞서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7일 2012년 4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선 바 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물었으나,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3%를 넘어섰고, 이달 7일 4%를 돌파했다. 지난 17일에는 4.517%로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여전채 금리는 앞으로도 우상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 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추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사의 향후 실적을 비관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거래량이 늘고 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향후 카드사 실적은 암울할 것”이라며 “특히 조달 비용 부담으로 마진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터넷 은행 등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익성 악화로 대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만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카드. [사진=연합뉴스]
카드 결제.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카드사들은 최근까지도 마진 축소를 감수하며 카드론 영업을 펼쳐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달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조정금리는 1.84%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0.79%)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금리 우대가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카드사에서 비용을 들여 고객들의 대출금리를 깎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조달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카드론 등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일반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국내외 경영환경 점검에 나서며 성장보다는 위험관리 강화와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만연한 하반기에는 내실을 통한 생존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복현 금감원장은 내주 카드사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 확충 등 강도 높은 금융 리스크 관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복현 금감원장이 은행권에 ‘이자 장사’라며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카드론까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