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대출 ...부실화 위험 높아
“제2금융권으로 내몰린 청년층과 고령층 위한 세밀한 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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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험사에서 받은 가계대출이 1년 새 1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만 60세 이상 연령층의 보험사 가계대출 총액은 11조1625억 원이다.

이는 전년 말보다 10%(1조145억 원) 증가한 수치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7265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8%(6451억 원) 늘었다.

60세 이상의 보험사 신용대출 총액은 17% 증가한 1조3256억 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5.8%)와 신용대출 증가율(2.2%)를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도 보험사 가계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60세 이상에서의 증가율 역시 전 연령대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총액은 작년 말보다 1.1% 늘어난 66조258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의 대출 총액은 2.9% 증가한 11조4899억 원이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라고 불리는 보험약관대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지급되는 대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별도 심사없이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인해 60대 이상 고령층이 DSR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보험사로 이동하고 있다”며 “높은 금리로 인한 부실 위험이 증대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위한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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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은행권 대출규제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의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중 2금융권 신용대출 증가액(전 연령대)은 저축은행이 8055억 원(2.8%)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여신전문금융사(3852억 원, 0.7%p 상승), 보험사(317억 원, 0.4%p 상승)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와 고령층의 신용대출액이 제2금융권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20대의 신용대출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6조 8894억 원으로 작년 말(574억 원)대비 0.8% 늘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신용대출액은 28조3945억 원으로 1532억 원(0.5%) 증가했다.

진 의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생계형 대출까지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우려스럽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층과 고령층을 위해 신용회복 프로그램 확대, 채무 구조조정 등 장기적이고 세밀한 민생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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