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주주 간 경영 안정화돼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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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도전이 불발됐다.

한국거래소는 8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교보생명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교보생명이 1, 2대 주주 간 경영 분쟁이 심화한 상황이어서 경영이 안정화하기 전까지는 상장 심사를 승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이날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단계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의 방해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간 분쟁을 사유로 상장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라며 "상장 시 공정시장가치(FMV)가 나오면 그동안 자신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게 드러나는 것을 꺼려 상장을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이날 자료를 통해 “주주간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신창재 회장이 법원 결정과 ICC 국제 판정을 통해 확인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작년 12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주요 주주인 어피너티, 어펄마캐피털 등 외국계 사모펀드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심사가 지연된 바 있다.

어피너티와 어펄마는 교보생명이 과거 상장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신 회장 측은 풋옵션 행사 무효를 주장했다.

어피너티 측은 "교보생명이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주주 개인의 분쟁에서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은 회사의 인력과 비용을 낭비하고, 다시 한 번 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하며 교보생명은 진정으로 대주주 개인의 이익이 아닌 회사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연합뉴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교보생명은 주주간 분쟁을 마무리하고 다시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에서 의견진술을 하는 등 상장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교보생명 측은 “금융지주사의 초석을 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하루 속히 주주간 분쟁을 마무리하고 재차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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