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염자의 53.3%, 우리나라도 확산 중
유럽, “7월 말까지 모든 종을 대치할 것” 예상
우리나라 네 명 가운데 1명 꼴인 24.1% 1주 전보다 세 배 넘어
“최신 백신 기다리지 말고 추가접종 빨리해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5일(현지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A.5로 알려진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종이 현재 미국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는 전염성이 높은 변종의 확산을 나타내는 신호로, 코로나19를 둘러싸고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 힐(The Hill) 보도에 따르면 BA.5는 BA.4로 알려진 관련 하위 변종과 함께 백신과 이전 감염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센 능력’을 보이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5일(현지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A.5로 알려진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종이 현재 미국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Vaccine Alliance] 

백신과 면역력도 뚫어, 확산속도도 빨라

그러나 이 신문은 “여전히 백신은 특히 심각한 질병과 입원으로부터 여전히 중요한 보호를 제공하며, 전문가들은 새로운 하위 변종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백신을 머뭇거렸다면 접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CDC에 따르면 BA.5는 현재 미국 사례의 53.6%를 차지하며, BA.4는 16.5%를 차지한다. 이 둘을 합치면 감염의 약 70%를 차지한다.

지난 대규모 유행 후반기부터 주로 관측돼 온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자리를 BA.5가 서서히 대체하는 양상이다.

뉴욕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가운더(Celine Gounder) 박사는 트위터를 통해 "오미크론 변종의 하위 변종인 BA.4와 BA.5는 원래의 오미크론 변종보다 훨씬 더 많이 변이 과정을 거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가운더 박사는 “이는 우리가 이전에 백신을 맞았거나 감염되었든 상관없이 우리의 면역체계가 이 새로운 하위 변종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리지널 오미크론 변종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어”

그는 이어 "우리는 또한 이 BA.4와 BA.5가 원래의 오미크론 변종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초기 암시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보건청 조사에 따르면 BA.5는 원래 오미크론 변종보다 전파력이 35.1% 더 강력한 변종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후 현재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각지에서 지배종으로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각한 것은 BA.5가 면역 회피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조사에 따르면 BA.5의 중화항체 무력화 능력은 오미크론 변종의 3배에 이른다.

따라서 지금까지 백신을 꾸준히 접종을 받은 사람이나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춘 사람도 BA.5에 노출되면 돌파감염이나 재감염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주 백신 제조업체들에게 올 가을에 준비 중인 최신 백신 가운데 BA.4와 BA.5 하위 변종을 목표로 삼을 것을 권고했다.

Harvard Public Health Review
뉴욕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가운더(Celine Gounder) 박사는 BA.5변종은 상당히 강력한 면역 회피 능력을 갖고 있다며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Harvard Public Health Review]

“최신 백신 기다리지 말고 추가접종 빨리해야”

그러나 가운더 박사는 “새로운 최신 백신은 빨라야 10월에나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신 백신들이 제공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되며 기존 백신이라도 빨리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개월이나 남았다. 이는 큰 리스크 창구”라고 가운더 박사는 경고했다.

CDC에 따르면 2차접종을 끝낸 사람들 가운데 절반만이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맞았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하위 변종인 BA.5에 취약해졌다.

CDC는 5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두 번째 부스터 샷(2차 추가접종)을 맞을 것을 권장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사례는 지난 다른 여느 때보다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3만 명 이상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A.5의 확산은 유럽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은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내 다수 국가에서 코로나19감염 사례가 다시 급증하면서 재유행을 목격하고 있다.

EMA는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밝히고 이는 오미크론 변종의 하위 변종인 BA.4와 BA.5의 전파력이 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7월말까지 모든 변종 대치할 것”으로 예상

EMA의 백신전략 책임자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BA.4와 BA.5가 유럽 전역에서 지배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7월 말까지 다른 모든 변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이들 변이가 이전 변이들보다 사람들을 더 아프게 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다만 고령자 그룹에서 전염 증가는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U에서 이 같은 새로운 유행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취약 그룹에 대한 보호 조치를 유지하고 백신 접종을 미루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유럽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온상이 됐다"고 경고하고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BA.4와 BA.5가 확산하며 최근 2주간 코로나19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30% 이상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BA.5가 지배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8511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 주 전인 지난 달 30일(9595명)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방대본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주(6월 26일~7월 2일) 국내 감염 변이 가운데 24.1%가 BA.5로 확인됐다. 네 명 가운데 한 명 꼴이다. 이는 직전 주(7.5%)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대유행을 BA.5 변종이 주도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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