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5.9조·영업익 2.9조...판매량 줄었지만 전년比 18.7%↑·58.0%↑
제네시스 세단·아이오닉5..고부가 차량 판매 증가 영향...환율 효과도 톡톡

현대자동차 양재 본사 [사진=현대차]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족 등 각종 악재로 완성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고급세단, 전기차 등 고수익 차량에 주력한 효과를 본 것이다.

높은 환율 효과도 효자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향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 확대와 같은 우려가 있지만, 신차 출시와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현대차는 2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35조9999억원과 영업이익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현대차 분기 실적 사상 최고치다.

기존 매출 최고기록은 지난해 4분기 31조265억원, 영업이익 최고기록은 2014년 2분기 2조872억원이다.

호조를 보인 실적과 달리 판매 대수는 하락세였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도매 기준)은 97만6350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5.3%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감소한 18만2298대가 팔렸다. 해외 또한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든 79만4052대가 판매됐다.

그럼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배경에는 '적게 팔고 많이 벌기' 전략이 깔려 있다.

판매 단가가 높은 고수익 차량에 주력하는 '믹스(차종별 구성비율) 개선'이 이번에도 통한 것이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전기차(아이오닉5·GV60 등)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49.1% 증가했고, SUV(투싼 등)도 4.7% 늘었다. 제네시스 G90 판매는 지난해 동기보다 197.5% 늘어난 약 7000대를 기록했다.

실제 이번 2분기 차종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SUV 차급은 52.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효자 역할을 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12.3% 상승한 1260원을 기록했다.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받는 현대차의 경우, 원화가 약세에 돌입하면 원화 환산액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인상과 같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요 국가들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차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만큼,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6'의 올 3분기 출시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방어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 초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제시한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13~14% 성장 ▲영업이익률 5.5~6.5% 등의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지만, 연초 발표한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며, 배당금 총액은 2578억1400만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0.6%, 종류주 1.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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