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미국의 전기자동차 메이커 테슬라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대부분을 팔아 넘겼다. 이 업체는 보유량의 76%를 팔아 챙긴 현금을 대차대조표에 추가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비트코인 매각 금액은 9억3천600만 달러라고 밝혔다.

그러면 그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가 가운데 한 사람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대부분을 팔아 넘긴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전기자동차 메이커 테슬라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대부분을 팔아 넘겨 챙긴 현금을 대차대조표에 추가했다.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보여온 머스크의 비트코인 매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언제 풀릴지 불투명해서 팔아”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애널리스트들과 통화에서 “중국에서 언제 코로나19 봉쇄가 풀릴지 불확실해 매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대부분인 75%를 한번에 매각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사실상 투자를 포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화폐 투자에 관심을 보여온 머스크는 지난해 초 15억 달러 상당 비트코인을 사들여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당시 개당 약 2만8000달러에 사들였다.

이런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머스크는 "이것을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평결(verdict)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이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를 고려할 때 회사의 전반적인 유동성을 우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금 확보를 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이다.

머스크는 그동안 암호 화폐 투자에 남다른 집착을 보였다. 지난해 암호 화폐의 주요 인플루언서로 떠오르며 도지코인에 대해 호의적으로 트윗하기도 했다.

그는 도지코인 마스코트처럼 시바 이누(Shiba Inu)인 자신의 강아지 플로키(Floki)의 사진을 게재했다.

테슬라가 지난 4월 새로운 오스틴 공장 준공을 위해 대규모 파티를 열었을 때도 드론 쇼는 도제코인 이미지를 특징으로 했다.

1년 전 한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 X 외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3가지는 비트코인, 이더, 도게코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암호 화폐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면서 "나는 펌프질을 할 수도 있지만, 차지는 않아요"라는 말까지 남겼다.

비트코인을 법적 통화로 이끈 장본인, 그러나 이제 등돌려

테슬라는 지난해 2월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처음 공개한 뒤 두 달 뒤 지분 10%를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수요일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이 2억1800만달러로 축소됐으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2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는 11월 사상 최고치인 6만9000 달러를 기록한 이후 계속 후퇴했다. 시가총액 기준 가장 큰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1% 하락한 2만2998달러 선에 거래됐다.

머스크의 비트코인 포옹은 디지털 화폐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테슬라는 나중에 채굴 과정에 대한 환경적 우려를 이유로 지불 옵션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최근 몇 주 동안 스페이스X가 테슬라와 함께 도제코인을 받아들일 수도 있음을 암시하면서, 자신을 친크립토로서 계속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는 도제코인은 전혀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의 또 다른 주요 기업 구매자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 Inc.)의 주식은 목요일 초반 4% 이상 하락했다. 6월 말 현재 이 업체가 소유한 비트코인은 1분기보다 34억 달러 정도 가치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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