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원(가운데)은 로드FC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사진=로드FC]
박시원(가운데)은 로드FC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사진=로드FC]

【뉴스퀘스트=이무현 기자】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 선수들이 국내 격투기와 프로레슬링 역사를 새로 썼다. 

박시원(19)과 임현빈(17)이 로드FC 미들급 챔피언과 킹 오브 코리아 챔피언에 오르며 각 단체의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경신했다. 

박시원은 지난 23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061에서 ‘우슈 세계챔피언’ 출신 박승모와 맞붙었다.

박시원은 7전7승의 파이터, Z세대의 솔직하고 당찬 모습이 인상적인 선수다. 긴 리치를 활용한 타격이 강하고,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서브미션 캐치 능력도 뛰어나다.

경기 전부터 신경전이 뜨거웠다. 박시원은 자신보다 9살이 많은 상대 박승모에게 “죄송하게도 재미없는 시합을 할 거 같다. 저의 압도적인 모습을 기대해 주시면 된다. 박승모 선수의 지금까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거다”고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박승모는 우슈 세계챔피언 출신의 강자. MMA챔피언을 목표로 로드FC에 입성해 이성수-난단 에르덴-신동국을 연이어 꺾었다. 날카로운 타격이 강점인 터라 박시원과의 팽팽한 대결이 예상됐다. 

경기가 시작되자 박시원은 타격이 능한 박승모를 상대로 한치의 물러섬 없는 난타전을 펼쳤다. 되려 큰 키와 긴 리치를 활용한 거리싸움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몇 차례의 충돌에서 우위를 점한 박시원은 박승모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강력한 니킥과 왼손 스트레이트 펀치를 적중시켰다. 충격을 입은 상대가 뒤로 넘어지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운딩으로 연결했다. 

박승모도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박시원의 파운딩이 강했다. 결국 1라운드 4분1초, 심판이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박시원은 인터뷰도 Z세대 다웠다. 자신감이 넘쳤다. 기존의 틀을 깨고 직설적이고 시원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박시원은 챔피언이 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에 “나는 아직 젊다. 벨트를 매고 마음껏 즐기며 놀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차기 상대로 거론되는 권아솔에 대해서는 “배 나온 일반인과 상대하기 싫다”며 “다음엔 여제우 선수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임현빈(오른쪽)은 국내 프로레슬링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사진제공=박민석 작가]

박시원이 챔피언이 되고 약 2시간 뒤 국내 프로레슬링에서도 최연소 챔피언이 탄생했다.

프로레슬러 임현빈이 지난 23일 홍대 NVM펍에서 열린 피닉스 페스트대회에서 진개성을 꺾고 킹 오브 코리아 챔피언에 올랐다. 

임현빈은 지난해 데뷔한 신인.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일찌감치 한국 프로레슬링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무패 행진 중인 박시원과는 달리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데뷔 후 약 6개월간 줄곧 패했고, 지난 4월에는 처음 잡은 챔피언십을 놓치며 쓴잔을 마셨다.

그러나 많이 넘어진 만큼 더 강해졌다. 이날 임현빈은 마지막까지 이어진 상대 진개성의 기술들은 모두 버텨내고, ‘것 버스터’와 ‘풋 스톰프’로 반격해 승리했다. 최연소 프로레슬링 챔피언의 탄생에 관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축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임현빈은 “서울에서 처음 하는 경기임에도 등장할 때부터 환호해주신 관중들 덕분에 행복하게 경기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팬분들의 함성이 큰 힘이 됐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과 함께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내주신 응원만큼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현빈은 다음달 20일, 서초돈 APEX에서 첫 번째 방어전을 갖는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