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 기준 이더리움 한 달 가격 상승률 24.6%
오는 9월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장 기대감 반영된 듯
경제 여건 안 좋아 하락세 반전 가능성 높다는 지적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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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최근 가상자산 시장 2인자인 이더리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가상자산 시장이 소폭 반등하는 가운데 이더리움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다.

비트코인이 지난 한 달간 3%가량 상승할 동안 이더리움은 25% 가까이 급등했다.

이와 같은 이더리움의 상승세는 오는 9월 예정된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비트코인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2.86% 내린 15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최근 일주일 7.87% 상승했으며 한 달 기준 24.60% 상승했다.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폭은 다른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가상자산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한 달 기준 각각 2.71%, 2.93% 상승했다.

한 달 상승률을 놓고 보면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무려 8배 이상 오른 셈이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권 가상자산이 지난 한 달 동안 -7%에서 7%대의 가격 변동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이더리움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이더리움의 상승률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을 휠씬 웃도는 이유는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오는 9월 준비하고 있는 '머지' 업그레이드 덕분으로 분석된다.

머지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이더리움의 운영 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바꾸는 것이다.

작업증명은 컴퓨터의 연산능력에 따라, 지분증명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수에 따라 해당 블록체인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작업증명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에 복잡한 수학연산을 컴퓨터를 활용해 풀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새로운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이후 지분증명 방식으로 바뀌고 나면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그에 비례하는 보상으로 새로운 이더리움을 받게 된다.

쉽게 말해 개인 투자자들도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채굴 행위 없이 지분율에 따라 새로운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더리움이 수수료, 채굴 관련 탄소 배출 문제 등 그동안 이더리움이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과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방식 전환은 통화 정책을 변화시켜 이더리움을 비트코인보다 가치있게 만들 것"이라며 "환경적인 관점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총 공급량을 90%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벡 라만 연구원도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뒤집을 기회를 가졌다"며 "이번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인플레이션이 낮을 것이다. 특히 수수료 부담 측면에서 이더리움은 디플레이션을 보이겠지만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만 연구원은 이더리움이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경제에서의 기본 단위로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이더리움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가 긍정적인 것을 당연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대외 경제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폭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상품 가격 비교 플랫폼 파인더의 전문가들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올해 말 1711달러를 찍은 후에 2025년 5739달러, 2030년 1만4412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파인더의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가격이 67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전무이사인 벤 리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여전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외부 경제 요인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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