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한 달간 59% 가격 상승...비트코인 상승률 대비 3배 높아
"시장 대표 코인으로 자리매김" vs "업그레이드에 따른 일시적 상승"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이더리움의 모형.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더리움의 약진이 매섭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권의 주요 가상자산 가운데 이더리움이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면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추월해 대표 가상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7분 이더리움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02% 내린 1694달러(약 22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동안의 거래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최근 한 달 기준으로 보면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률은 두드러진다.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률은 최근 30일을 기준으로 59.65%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21.58%)보다 3배 가까이 더 오른 셈이다. 

바이낸스코인(33.83%), 리플(22.84%), 카르다노(16.57%), 솔라나(31.51%), 도지코인(4.47%) 등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권의 주요 가상자산 가격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이더리움 가격 급등은 오는 9월 예정된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머지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이더리움의 운영 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바꾸는 것이다.

작업증명은 컴퓨터의 연산능력에 따라, 지분증명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수에 따라 해당 블록체인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작업증명 방식이 적용됐다.

이에 복잡한 수학연산을 컴퓨터를 활용해 푸는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새로운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이후 지분증명 방식으로 바뀌고 나면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그에 비례해 새로운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개인 투자자들도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별도의 채굴 행위 없이 지분율에 따라 새로운 이더리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컴퓨터 활용에 따른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의 문제가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현재 시스템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환을 촉진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면서 이더리움의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급등했다"며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테스트하는데 지속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약 2063억8400만달러)이 비트코인(약 4476억45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업그레이드가 두 코인의 가치가 바뀌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상자산 분석업체인 퀀텀 이코노믹스의 마티 그린스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앞지를 수 있느냐'는 시장 뒤집기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장할 순 없지만, 수치만 보면 뒤집히는 날이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관리업체 아르카의 보우디 핑크너 애널리스트도 이더리움이 대표 가상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핑크너는 "이러한 전환은 가능하다. 우리는 이더리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가격은 긴축 환경에서 좋은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가 일시적인 호재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산 운용사인 웨이브 파이낸셜의 분산 금융책임자인 헨리 엘더는 "가격 관점에서 머지 업그레이드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 변화이지만 사용자의 99.99%는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지나도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발행 축소 및 재할당의 영향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엘더 금융책임자는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앞둔 점도 언급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의 보상(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2년, 2016년, 2020년 등 약 4년마다 한 번씩 반감기를 경험했는데, 비트코인의 가격이 통상적으로 반감기에 계단식으로 상승해왔다.

엘더는 "머지 업그레이드와 같은 사건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면서 "머지 업그레이드가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은 놀랍지 않지만, 2023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상승의 촉매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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