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해부해보는 男子 女子, 그리고 女子(37)
여자에게 접근하는 것은 연약한 피부가 아니라 화장냄새 때문
후각이 엄청 발달… 냄새, 체온, 이산화탄소 등으로 입맛에 맞는 표적 골라
모기 피하려면 청결 유지하고, 진한 향수 같은 것은 피해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사람도 좋아하는 요리가 있듯이 미물인 모기에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더구나 그 요리들이 전혀 무방비 상태인 털도 없고 가죽도 전혀 없는 인간이라면 요리 선택은 더욱 까다로울 것이다.

그야말로 마음대로 선택이 가능하다. 미물(微物)에 불과한 모기에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먹이감이다.

여성들은 늘 모기를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아주는 특별한 곤충으로 들먹이길 좋아한다. “왜, 모기는 나만 물지?”라는 말을 아주 자랑스럽게 폼 재면서 이야기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모기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부드러운 피부의 여성보다 땀 냄새, 발 냄새 등 지저분한 대상을 선호한다. [사진=pixabay] 

여성을 좋아한다면, 부드러운 피부가 아니라 화장품 냄새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순한 살코기를 좋아하듯이 모기도 당연히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피부를 좋아할 것이고, 그 먹음직한 피부의 공격의 대상은 자신이라는 것이다. 은근히 자기 피부를 과시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기는 사랑의 감정이 있는 인간이 아니다. 은밀한 스킨십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모기는 감촉이 아니라 냄새를 따라 이동한다.

그렇다면 모기는 고기의 질인 육감보다 아마 냄새라는 소스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피부가 연하고 말랑말랑하지 않더라도 입으로 혈액을 마시기에는 침이 아주 강력하다. 말과 소의 가죽을 뚫을 정도다.

모기는 생각과 달리 주로 지저분한 땀 냄새, 그리고 발 냄새와 같은 지저분한 냄새를 좋아하며,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알코올에 쩔은 사람의 술 냄새도 인기가 있다.

만들어낸 말이 아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있다. 그러니 이제 어디 가서 “모기는 왜 나만 물지?”라는 이야기는 과히 자신의 피부를 PR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기도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고도로 발달된 후각 기관 통해 냄새, 체온,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입맛에 맞는 대상을 고른다.

수년 전 미국의 과학자들은 모기가 갖고 있는 Ir8a라는 수용체가 사람의 땀 냄새 및 이산화탄소 추적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기를 유혹해 일망타진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러나 사람의 몸은 모기를 유혹할 수 있는 훌륭한 대상이다.

후각 엄청 발달… 냄새, 체온, 이산화탄소 등으로 입맛 맞는 표적 골라

수컷은 점잖아서 그런지 사람을 물지 않는다. 임신중인 암컷 모기가 후손에게 영양을 공급하는데 인간은 모기가 흡수하기에는 영양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먹이감이다.

모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눈이 있어 볼 수 있으며 진한 색을 좋아한다. 그러나 시력은 별로 시원치가 않다. 모기는 특별히 설계된 후각 기관을 가지고 있어 인간이 발명한 어떤 기계보다도 정밀하고 예민하다.

우선 모기는 냄새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 아주 탁월하다. 특히 땀 냄새, 발 냄새만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아미노산과 향수 등의 냄새도 좋아한다. 그리고 술 냄새도 좋아한다.

또 암컷이면서도 모기는 여성호르몬을 좋아해 피부로 발산되는 여성호르몬의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그렇다고 무자비하게 달려드는 것은 아니다. 여성 호르몬보다 화장품 냄새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기를 멀리하려면 청결한 것이 가장 좋고, 향수나 다른 진한 냄새의 화장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과히 바람직하지 않다.

모기는 온도의 변화를 아주 예민할 정도로 잘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사람의 몸에서 발산하는 열을 통해 모기는 10∼20m 거리에서도 사람임을 감지해낼 수 있다. 어두움 속에서도 사람을 분별할 수 있는 이유다.

모기의 능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정밀하게 감지해 낼 수 있다. 공기중에는 평균 350ppm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있다. 그러나 사람의 입에서는 이보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만든 이산화탄소 분석기는 1ppm 정도를 분석해낼 수 있지만 모기는 0.001ppm 정도의 낮은 농도까지도 감지해낼 수 있어 20m 전방에서도 사람의 위치를 알고 바로 공격에 들어간다.

따라서 여름의 불청객 모기를 잡으려면 이러한 몇 가지 점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psypost.org
모기는 여성호르몬에 이끌린다. 그러나 그 보다 여성의 향수나 화장품 냄새를 더 좋아한다. [사진=psypost.org]

모기 피하려면 청결 유지하고, 진한 향수 같은 것은 피해야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학에서 모기 유전학을 가르치고 있는 매튜 드게나로(Matthew DeGennaro) 교수는 그야말로 ‘모기 박사’다.

그는 사람에서 나오는 몸 냄새, 체온, 그리고 이산화탄소에 중점을 두고 모기를 세밀하게 분석한 내용을 수년 전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드게나로 쇼수가 이끄는 이 연구팀은 모기를 유인하기 위해 미스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신기한 모기의 기능을 파헤쳤다.

그들은 모기가 사람이 땀을 흘릴 때 나오는 물질인 젖산을 검출할 수 있는 모기 안테나의 수용체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모기가 왜 땀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이유다.

그러면 이 수용체가 파괴되면 어떻게 될까? 전혀 문제가 없다. 다른 방법이 있다. 모기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수용체가 있다.

드게나로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Ir8a라고 불리는 수용체를 비롯해 다른 수용체들을 찾아 나섰다. 이 수용체의 역할은 분명하지 않다.

연구진은 유전자변형(GM) 기술을 통해 Ir8a가 부족한 모기를 만들어 이산화탄소, 젖산, 체온 등 적절한 조건을 갖춘 지원자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모기는 이러한 인간에 대한 공격성이 한층 낮아졌다. 결국 과학자들은 모기가 인간을 공격하는데 기여하는 수용체는 돌연변이의 산물임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부터 젖산이 모기를 끄는 중요 물질로 사람의 땀에서 나오는 중요한 신호임을 확인했다.

드게나로 교수는 Ir8a의 정상적인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만들어내면 모기를 퇴치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카(Zika), 웨스트 나일(West Nile), 뎅기열(Dengue), 그리고 말라리아 등은 모기가 전염시키는 중요한 질병이다. 현재 근절시킬 수 있는 기술은 없고, 다만 그 수를 줄이는데 초점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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