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부족했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위원 사임 불명예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만5세 입학'과 '외고 폐지' 등 민감한 이슈를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발표해 사회적 혼란을 불러 일으켰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자진 사퇴했다. 취임 34일 만이다. 사실상의 경질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많이 부족했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사임은 박 부총리가 처음이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안을 성급하게 내놓아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만5세 입학' 학제개편안 문제에 이어 '외국어고 폐지' 발표까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여권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주 휴가 기간 여러 인사들로부터 민심을 청취했으며, 박 부총리의 거취 정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혼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꺼내들면서부터였다. 박 부총리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을 사전 예고도 없이 발표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스스로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외고 폐지 방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발표,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계에 따르면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를 폐지하거나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외고 폐지' 방침이 어떤 과정을 통해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된 것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는 등 논란의 연속이었다.

취임을 앞두고 만취 음주운전, 논문 중복게재 등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박 부총리는 취임 후 정책 능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여권 내에서도 사퇴 압박이 커지는 등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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