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거짓으로 주가 부풀려 증권 당국 조사받을 가능성 있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일론 머스크의 농담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주가가 잠시 들썩거렸으나 다시 주저앉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맨유의 주가는 17일(이하 현지시간)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인 프리마켓(pre-market)에서 한때 17% 급등했다. 맨유의 주가의 상승세는 개장 이후에도 유지, 전날보다 6.96% 오른 13.67달러에 마감했다.

트위터에 대한 인수 계획을 철회해 트위터 경영진과 법정 다툼을 앞두고 있는 머스크는 전날 뜬금없이 트위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4시간 30분 뒤에 농담이라고 번복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뉴스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가를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일론 머스크의 맨유 인수는 불과 4시간 30분만에 '농담'이었던 것을 막을 내렸다. 

4시간 30분만에 끝난 해프닝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2005년부터 맨유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Glazer family)이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을 인용해 ‘농담’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트위터 인수 입장을 번복해 이미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소송까지 당한 주인공이 갑자기 프로 축구팀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진의를 의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럭비공’으로 불리는 머스크가 무슨 이유로 이 같은 발언을 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워졌다.

심지어 일부 매체들은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맨유가 머스크의 단순한 한마디 농담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자조 섞인 비난도 마다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의 최근 평가 자료에 따르면 맨유는 최근 전세계 39개국 5만40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6억5900만명의 팬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세계 최고 인기 축구팀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맨유의 가치는 46억 달러이다.

중요한 지위의 머스크의 농담… “법적 처분 받을 수도”

그러나 맨유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구단으로 지난해 한 시즌에 무려 4연패를 당해 1961년 이후 54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구단주인 미국 글레이저 가문의 구단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이 맨유 팬들 사이에서 폭발하면서 1878년 창단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 머스크의 발언은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CNBC 방송도 올 시즌 EPL 개막 후 2연패에 빠진 맨유의 성적에 실망한 팬들이 현 구단주를 비난하면서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한 한마디 농담이 너무나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농담이 그저 장난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농담이라는 사실 관계를 떠나 그의 트위트가 맨유 주가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미국 증권 감독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맨유는 2012년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됐기 때문에 머스크의 트위트가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과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농담으로 트윗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미 2018년 테슬라 상장폐지 트위트를 올렸다가 번복했고, SEC는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물었다.

미 법무부 최초의 준법상담 전문가로 활동한 후이 첸(Hui Chen) 윤리·준법 컨설턴트는 "머스크와 같이 중요한 지위에 있는 누군가가 기업 매수에 대한 언급을 하면 사람들은 '그는 농담이 아니라 농담 반이야'고 추측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머스크의 행동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는 정말로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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