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비를 동반한 제트기류 차단… 아프리카 뜨거운 공기 유입
생태계 훼손, 농업 생산량도 타격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5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유럽을 강타했다. 유럽인들이 결코 체험해 보지 않은 자연재해다.

올 여름에 찾아 든 유례없는 가뭄으로 강이 말라붙었다. 원래 비가 많아 걱정인 영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의 대가뭄은 피할 수가 없었다.

많은 수생 생물들이 죽고 농작물은 시들었으며, 수확량은 크게 감소해 농업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5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유럽을 강타했다. 유럽인들이 결코 체험해 보지 않은 자연재해다. 라인강, 다뉴브강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Earth.com]

유럽의 산불도 건조한 날씨 때문

과학기술의 선진 지역인 유럽의 현주소다. 만약 100년 전, 아니 50년 전 이런 가뭄이 유럽을 공격했다면 유럽은 가뭄으로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물사용을 제한해야 했으며,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유행해 엄청난 산림을 파괴했다. 대기오염은 물론 생태계를 파괴했다.

16일(현지시간) 환경전문 사이트 어스닷컴(Earth.com)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그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육지의 수분의 증발 속도를 높이는 더 뜨거운 온도, 더 많은 습기를 삼키는 "더 목마른" 식물들, 그리고 일반적으로 관개를 위한 담수 공급을 담당하는 겨울의 강설량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프랑스 어업 및 수생 환경 보호 연맹(Federation for Fishing and Protection of the Aquatic Environment)의 수석 기술자인 장 필리프 쿠아스네(Jean-Philippe Couasné)는 “틸(Tille) 강에서 물고기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평균 초당 약 8000리터(2100갤런)이 흐르고 있었지만 이제는 0(제로)리터다. 비가 오지 않으면 강은 계속 비워질 것이다. 그리고 모든 물고기도 죽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물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물고기들은 상류와 하류 지역 모두에서 갇혀 있다. 물의 부피가 줄어들수록 산소 수치는 계속 낮아진다. 그러면 이 종들은 사라질 것이다”

라인강, 다뉴브강 등 일부 지역 바닥 드러내

라인강, 다뉴브강, 그리고 포(Po)강 등 유럽 전역의 주요 강들과 이탈리아의 가르다 강, 헝가리의 벨렌스호 등의 강과 호수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어 다양한 생태계가 훼손되고 해운 활동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수원(水源)의 대규모 건조는 농작물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EU의 옥수수 생산량은 1250만 톤으로 2021년보다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해바라기 생산량도 160만 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등에서는 우유의 양과 질이 전례 없는 속도로 떨어지는 등 사료 작물에 의존하는 가축도 피해를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유럽이 현재 세계 기상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오랜 기간의 건조한 날씨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의 건조한 날씨는 적당한 비를 동반하는 대서양 제트 기류를 기후변화가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약해진 불안정한 제트 기류는 현재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유난히 뜨거운 공기를 가져오고 있으며, 폭염과 그에 따른 가뭄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히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가뭄은 향후 몇 년 동안 점점 더 빈번해져서 다양한 생태계가 파괴되고 전 세계의 인간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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